대출 활성화 효과 없는 ECB의 마이너스 금리정책

입력 2017-03-09 14:27   수정 2017-03-09 14:36

유럽중앙은행(ECB)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시행한지 3년이 가까이 되지만 당초 정책 의도처럼 시중은행들이 대출을 확대하기 보다는 단순 예치 규모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의 초저금리 정책 실효성에 대한 비판만 거세지는 분위기다.

독일 경제일간 한델스블라트는 8일(현지시간) “ECB가 공개한 1월말 현재 은행관련 통계를 분석한 결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은행들이 마이너스 금리정책 시행 이후 대출을 늘리지 않고 돈을 그저 쌓아두기만 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ECB에 따르면 마이너스 금리가 도입된 2014년 6월 이후 유로존 은행들의 보유예금은 8020억유로(약 975조원)나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비금융권 기업과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은 1690억유로(약 205조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ECB가 보관하고 있는 자금도 지속적으로 증가해 1조1000억유로에 달했다. 지난해 유로존 은행들이 ECB에 연-0.4%의 이자로 지출한 비용만 36억유로(약 4조4000억원)에 이르렀다.

당초 마이너스 금리가 시행되면 기업은 조달비용이 절감돼 대출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됐다. 시중에 돈이 돌면서 경기가 활성화될 것을 노린 것이다. 하지만 올 1월까지 지난 2년 7개월간의 실상은 일부 유로존 국가에선 과거보다 대출규모가 줄었다. 은행들이 이미 떠안고 있던 악성 대출이 적지 않았던 데다가 기업의 자금수요도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나 미국 대선, 통상마찰 증가 등 글로벌 정치·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은행과 기업들의 몸사리기가 심해진 점도 이같은 현상을 가속화했다. 마이너스 금리 정책 시행으로 수익을 올리기 힘들어진 유로존 은행들의 기초체력이 약화된 점도 정책 효율성을 높이는데 걸림돌이 됐다.

얀 실트바흐 도이치뱅크 애널리스트는 “독일과 네덜란드, 스칸디나비아 국가 등에선 수요부족이, 남유럽 국가들에선 공급문제가 불거지면서 시중에 돈이 돌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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