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흙수저 탐험가의 남극 생존기

입력 2017-03-09 18:05  

위대한 탐험의 숨은 영웅, 톰 크린


[ 선한결 기자 ] 남극은 극단의 대륙이다. 시속 95㎞를 넘는 강풍이 불고, 기온은 영하 50도까지 떨어진다. 로알 아문센, 로버스 스콧, 어니스트 섀클턴 등 남극 탐험 선구자들이 찬사를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남극 탐험 역사엔 숨은 영웅도 많다. 그중 한 명이 톰 크린(1877~1938)이다. 스콧과 섀클턴의 영국 탐험가팀 일원이던 그는 당시 가장 중요한 남극 탐험 네 건 중 세 건에 참가했다. 영국 작가 마이클 스미스는 《위대한 탐험의 숨은 영웅, 톰 크린》에서 최초로 크린을 단독 조명한다. 크린이 직접 쓴 글 몇 건과 탐험 동료들의 기록 등을 조사해 엮었다.

당시 남극 탐험팀은 강풍과 눈보라 속에서 직접 90㎏의 썰매를 끌며 하루에 10시간 이상 이동했다. 크린은 팀에서 막내뻘이었지만 강인한 몸과 정신력, 인내심으로 중요한 역할을 해냈다. 탐험사에서 빠지지 않는 생존 이야기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유빙에 떠내려가던 동료를 구하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빙붕을 올랐고, 다친 동료를 포기하지 않고 썰매에 태운 채 160㎞ 이상 함께 이동해 구했다.

크린은 동료 탐험가들에게 크게 존경받았지만 대중에겐 빠르게 잊혀졌다.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 성격인 데다 귀족 출신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남극 대륙 탐험의 근간을 이룬 것은 크린처럼 잊혀진 탐험가들”이라며 “크린은 남극 탐험의 진정한 영웅”이라고 강조한다.(서영조 옮김,지혜로울자유, 447쪽, 1만6500원)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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