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아마존·우버…세상 바꾼 기업의 특별한 '패턴'

입력 2017-03-09 18:10  

격변의 패턴

딜로이트 안진경영연구원 지음 / 원앤원북스 / 376쪽│1만7000원



[ 최종석 기자 ] #1. 미국 신문업계는 과거 주택 임대, 직업 소개, 사람 찾기 등 작은 지면광고를 통해 연간 150억달러 상당의 수익을 창출했다. 1995년 설립된 무료 광고 사이트 크레이그리스트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이 수익은 2000년부터 2012년 사이에 사라졌다.

#2. 론리플래닛이나 프로머스 같은 여행 안내서는 한때 모든 여행지에 대한 정보의 원천이었다. 트립어드바이저처럼 여행자들이 개인적 경험과 후기를 올릴 수 있는 여행정보 사이트가 속속 등장하자 여행안내서 시장은 급속히 위축됐다. 2006~2012년 트립어드바이저의 연매출은 1억달러에서 7억6200만달러로 급증했으나 여행안내서 매출은 같은 기간 1억1900만달러에서 35% 이상 줄었다.

불과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변화에 성공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여겨지던 시장과 선도 기업들이 예기치 못한 신규 진입자의 공격에 무너지는 현상이 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의 리서치 전문조직인 딜로이트 안진경영연구원은 《격변의 패턴》에서 기존 시장 질서를 파괴하고 새롭게 재편하는 격변의 유형을 설명하면서 이에 대한 대책을 소개한다. 디지털 기술이 촉매제가 돼 진행되는 4차 산업혁명의 방향에 대한 공감대는 많이 퍼져 있다. 딜로이트의 전문가들은 이 변화의 패턴을 9가지로 분류하고 글로벌 기업의 사례를 보여준다. 이를 통해 대응 전략을 구체적으로 수립하는 데 필요한 접근 방법을 제시한다.

저자들이 소개하는 첫 번째 패턴은 시장 도달 범위의 확장이다.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은 보더스 등 주요 대형 서점체인을 따라잡고 대체했다. 분산된 판매자와 구매자를 언제 어디서나 연결하는 플랫폼이 된 아마존은 틈새상품에 대한 고객의 접근성을 높였다. 2013년 아마존의 전자책 킨들에서 팔린 상위 100권 중 약 25%가 자비로 출판한 인디 작가의 작품이었다. 지리적 범위를 넘어 다양성에서도 오프라인 매장은 상대가 되지 못했다.

두 번째 패턴은 인접 시장의 저활용 자산을 활용하는 것이다. 차량공유 서비스 우버와 숙박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는 사용하지 않는 자동차와 숙박시설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성공을 거뒀다. 에너지 저장기술의 발전은 개인이나 기업이 잉여 전력을 주고받는 시장을 형성해 나가고 있다.

저자들은 이어 제품의 플랫폼화가 주요 트렌드로 전개되고 있다고 말한다. 플랫폼화란 외부인이 참여해 응용 제품을 개발하고 시장에 선보일 수 있는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이다. 구글은 개방형 모바일 운영체제 안드로이드를 개발해 주요 휴대폰 제조업체, 통신사, 칩셋 제조사를 결집했다. 수천개의 소규모 개발업체들은 안드로이드를 위한 앱(응용프로그램)을 개발했고 시장점유율은 2009년 4%에서 2014년 80%를 넘어섰다.

나머지 격변의 패턴은 동료 연결하기, 제품 개발의 분산화, 번들링 상품의 대체, 가치사슬 단축, 사용량에 따른 가격 책정, 제품의 융합이다. 저자들은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행동은 과거에 성공했던 비즈니스 관행, 제도의 구조를 망각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틀을 깨고 창조 체계를 확장하기 위해서는 의도적으로 기존의 안전지대를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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