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만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집권’에 대비해 관련 법안을 잇따라 발의하고 있다. 조기 대선을 치르면 차기 대통령이 당선과 동시에 국정을 이끌어야 하기 때문에 ‘섀도 캐비닛(예비 내각)’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다. 대통령직인수준비위원회(인수위)를 당선자가 아니라 당 후보 시절에 꾸릴 수 있도록 하는 법안과 함께 유력 후보의 정부조직 개편 공약을 뒷받침하기 위한 법안도 내고 있다.
원혜영 의원은 지난 6일 주요 정당의 대선후보가 되는 즉시 인수위를 구성할 수 있도록 하는 ‘대통령직 인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회 의석을 가진 정당의 대선후보가 되면 인수위 가동에 필요한 비용과 인력을 정부가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행법은 대통령 당선 직후 취임 전까지 인수위를 설치하도록 돼 있다.
변재일 의원이 발의한 인수위법 개정안은 새로운 대통령이 국무총리 후보자의 추천으로 국무위원 후보자를 지명하도록 했다. 현행법은 신임 국무총리가 국회 동의를 받아 정식 임명된 다음에 국무위원 후보자를 추천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 이로 인한 차기 정부의 내각 구성이 지연되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다.
정부조직 개편을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다. 진선미 의원은 지난 8일 국가정보원 개혁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서 국정원이 독점하고 있는 ‘정보수집권’과 ‘기획조정권’, ‘수사권’을 통제하고 권력을 분산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박찬대 의원은 국가정보원장 임기제와 국회의 임명동의권을 도입하는 ‘국가정보원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박광온 의원은 차관급 외청인 중소기업청을 장관급 중소상공부로 격상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박 의원은 대통령 경호실을 폐지하고 경찰청에 대통령 경호국을 신설하는 법안도 제출했다. 문재인 전 대표의 공약과 같은 내용이다.
국가재정법 개정안도 잇따라 발의되고 있다. 올해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된 ‘국가재정법 개정안’ 11건 중 여당인 자유한국당이 제출한 법안은 한 건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민주당(7건)과 국민의당(3건)이 발의한 법안이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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