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구조조정 나서…신입사원도 포함해 논란
[ 김보라 기자 ] 국내 최대 주류 업체인 하이트진로가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2012년 100여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시행한 지 5년 만이다.
하이트진로는 9일 3200여명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설명회를 열고 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희망퇴직 신청은 2주간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국내 주류산업이 침체에 빠진 상황에서 불확실한 미래에 선제 대응하는 차원으로 실시하게 됐다”며 “20년 이상 근로자는 퇴직금 외 최대 30개월치 월급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주류업계가 위기에 빠진 건 술을 마시지 않는 문화가 확산된 데다 소비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국내 소주 소비량은 2015년 사상 처음으로 줄었다. 양주 소비량 역시 음주 문화가 변하면서 8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그나마 괜찮던 국산 맥주 시장은 수입 맥주 공세에 밀려 점유율을 계속 빼앗기고 있다. 올 들어 국산 맥주는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주요 유통 채널에서 처음으로 점유율이 50% 이하로 떨어졌다. 참이슬과 하이트맥주가 주력 제품이던 하이트진로의 지난해 매출은 1조8902억원으로 전년 대비 1%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240억원으로 7% 하락했다.
상황이 나빠지면서 주류업계 전반이 최근 몇 년 새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국내 1위 맥주 업체인 오비맥주도 지난해 4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138명의 희망퇴직을 받았다. 세계 3위 주류 업체인 바카디코리아는 이달 말 한국법인을 청산하기로 했다. ‘임페리얼’ ‘발렌타인’ 등 양주를 수입 판매하는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오는 7월 서울 강남에 있는 사옥을 강북으로 옮겨 비용을 줄이기로 했다. 지난해 6월 직원 40명이 희망퇴직한 것에 이은 조치다. 위스키 업체 디아지오코리아도 2014년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주류 업체들은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베트남 하노이에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무학도 동남아 현지 공장 건립을 추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주류 업체들도 자국 내 술 소비량이 줄자 해외 업체 인수를 통한 신흥시장 진출로 부활하고 있다”며 “국내 주류회사들도 이 같은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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