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성 없이 한 나라의 부(富)를 빼앗을 수 있는 최첨단 무기가 있을까? 그것도 상대국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자신들의 부를 이전해 오는 방식으로…. 이것은 현실에서 충분히 가능한 얘기다. 상대국 화폐 가치를 무너뜨리고 환율을 무기화한다면 한 나라의 부를 강탈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것이 바로 환율전쟁의 위력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본격적인 신보호무역시대가 도래한 듯하다. 이전까지의 세계 경제는 경제공동체를 지향하며 유럽연합(EU)을 탄생시켰고, 그 후로도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자유무역협정(FTA)이 발족됐으며, FTA를 기반으로 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 등 반세기가량 자유무역주의를 내세우며 달려왔다. 하지만 요즘 세계 정치·경제 상황을 보면 보호무역으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결정, 미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등이 대표적 사례다. 이는 자연스레 환율전쟁을 예고한다.
환율전쟁의 역사적 사례는 중국의 남송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남송과의 전쟁에서 승승장구하던 금나라는 전쟁비용을 손쉽게 조달하기 위해 지폐 발행을 남발하지만, 이로 인해 인플레이션에 빠져 든다. 그 결과 금나라 후기에 너무 많은 지폐로 인해 화폐 가치가 대폭 절하된다. 백성들은 가치가 없는 자국 지폐를 거부하고, 스스로 재산을 남송으로 옮긴다. 남송으로 자산을 옮겨 놓으면 안전하고 더 많은 부를 얻는다는 백성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으로 양국 사이에 비의도적인 환율전쟁이 발발한다. 이후 금나라는 경제시스템이 무너져 국력이 쇠퇴하고, 결국 몽골에 의해 멸망한다.
4차 산업이 화두인 지금, 자연스럽게 5차 산업혁명을 생각하게 된다. 그건 다름이 아니라 4차 산업의 진보된 공학기술 기반 위에 금융공학을 접목한 최첨단 기법의 금융산업이 아닐까?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한 최첨단 금융산업의 만개, 환율을 무기로 천문학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벌어지는 각국의 소리 없는 환율전쟁을 5차 산업시대의 모습이라고 명명해 본다.
그렇다면 답도 분명해진다. 전 국민 금융교육 강화, 대학 경제학과 정원 증원, 금융공학을 연구하기 위한 전문대학원 설립 등 국부를 지킬 최고의 경제전문가집단을 육성하기 위한 체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방준환 생글기자(능주고 3년) waterspray@daum.net
부산 일제 강제동원 역사관에서 역사 만나보시길 …
일제강제동원역사관에는 시민들이 기증한 자료 2000여점이 전시돼 있어요.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이들은 과거를 반복하기 마련이다.” 스페인 출신 미국인 철학자 조지 산타야나의 말이다. 이 말은 과거의 불행한 역사를 쉽게 잊는다면 미래 역시 불행할 수밖에 없다는 경고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우리는 역사를 배운다. 올해 98주년을 맞은 3·1절도 선조들의 독립정신을 기억하고 역사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하지만 단 하루 태극기를 게양하고 짧은 기념식을 여는 것이 전부인 듯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그렇다면 이달에 역사기념관을 방문해 보는 것은 어떨까.
부산에도 일제 강점기에 관한 역사관이 있다. 국립 일제강제동원역사관이다. 2015년 12월10일 개관한 역사관은 부산 남구 홍곡로에 있다. 세계에서 유일한 유엔기념묘지 인근이다. 일제 강점기 일본인들에 의해 수탈당한 인적·물적 강제동원의 역사를 실상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인권과 세계평화의 중요성을 다시금 알린다는 취지로 건립했다.
일제 강점기 당시 강제 동원된 대부분의 물자와 사람이 부산항을 통해 일본으로 수탈됐고 해방 이후 강제징용자들이 다시 돌아온 곳도 부산항이었다. 이런 이유로 아픈 수탈의 역사를 기억하고자 부산에 일제강제동원역사관을 건립하게 됐다고 한다. 또한 강제 동원된 조선인의 22%가량이 경상도 출신이었다는 점도 역사관이 부산에 건립된 주요 배경이 됐다. 하지만 이런 역사적 사실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국립 일제강제동원역사관에는 시민들이 기증한 자료 2000여점이 전시돼 있다. 힘든 노역을 하면서 나날의 상황을 기록한 일기, 보고 싶은 가족에게 보내는 편지 등 강제 동원의 아픈 역사를 생생하게 전하는 내용들이다. 기념일 하루, 태극기만 게양한다고 해서 우리의 의무를 다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일상 속에서 관심을 가지고 기억할 때 역사는 우리와 함께할 것이다. 일제강제동원역사관에 꼭 한 번 가보기를 권해 본다.
오정원 생글기자(양운고 2년) roseoh2000@naver.com
온라인 식품기업이 '아마존 프레시'에서 배워야 할 점
아마존 프레시의 자체 창고 시스템은 한국 온라인 식품과 비교했을 때 큰 장점이죠.
1인 가구가 급증하고 정보기술(IT)이 함께 발달하고 있는 현대에는 전자상거래를 이용해 편리성과 시간을 절약하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온라인 서점 판매로 우리에게 익숙한 아마존은 이런 현대의 트렌드를 겨냥해 전자상거래의 가능성을 확인한 후 미디어 쇼핑몰과 식품 시장까지 진출하기 시작했다. 아마존은 ‘아마존 프레시(Amazon Fresh)’라는 이름으로 세계 최대 온라인 식품 상거래 플랫폼을 갖추게 됐다.
국내 온라인 식품 기업들도 소비자의 이목을 끌고 고객 유치를 위해 다양하고 창의적인 경영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하지만 신선도와 제품 품질 측면에서 부족한 부분이 아직 많다. 한국의 대표적인 온라인 식품 유통 업체인 마켓컬리, 헬로네이처의 사례에서 드러나는 한계점을 아마존 프레시의 성공 사례를 통해 보완할 방향을 알아보고자 한다.
마켓컬리는 샛별 배송 서비스를 이용해 새벽에 소비자에게 온라인 신선식품을 제공한다. 홈페이지 배너들은 중요도에 따라 크기를 다르게 제작해 눈에는 잘 들어오나 글들이 모두 사진으로 제작돼 검색엔진 최적화에는 어려움이 있다. 아마존 프레시는 배너에 개시된 글들을 키워드 검색으로 쉽게 찾을 수 있다.
헬로네이처는 생산 농가가 직접 소비자에게 농작물을 전달하는 단순화된 유통 시스템을 적용해 성공한 경우다. 그러나 헬로네이처의 가장 큰 문제점은 타 유통사에 의존한 유통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점은 아마존 프레시가 신선도를 확보하기 위해 세이프웨이로부터 기존 유통센터를 매입해 배송 프로세스까지 재조정한다는 부분에서 차이가 난다.
아마존 프레시의 체계적인 자체 창고 시스템은 한국 온라인 식품과 비교했을 때 큰 장점이 될 수 있다. 2014년을 기준으로 한국의 온라인 식품 시장 규모는 17위(336억달러, 1.1%)에 불과하지만 품질과 신선도를 확보하기 위한 합리적인 마케팅 전략을 추구한다면 더 나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신윤재 생글기자(용화여고 2년) yjshin1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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