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살면서 언제 닥칠지 모르는 위험을 우리는 크게 건강자산, 노후자산, 가족자산으로 대비할 수 있다. 건강자산은 크고 작은 질병에 대한 의료비 준비, 노후자산은 은퇴 후 생활비 마련, 가족자산은 가장의 사망 이후 남은 가족이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자산을 말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과연 이 세 가지 자산을 잘 준비하고 있을까.
건강자산부터 살펴보자. 보험개발원의 2013년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암 발생자 가운데 36%가 평균 2678만원의 암 진단 보험금을 받았다. 하지만 이 금액으로는 암에 걸렸을 때 지출하는 치료비와 치료 중 생활비를 감당하기 힘들다. 노후자산은 국민·퇴직·개인연금의 3층 연금을 모두 준비한 사람은 14%(국민연금공단)에 불과하다. 특히 개인연금 가입 금액은 필요 금액 대비 현저히 부족한 수준이다. 가족자산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한 사람이 생명보험 계약을 통해 보장받는 규모가 약 4750만원(2015년 기준)이다. 가장이 사망하면서 가계의 소득이 끊길 경우 현재 물가 수준으로 2년도 채 버티기 힘든 셈이다.
모든 리스크 앞에 완벽하게 준비된 사람은 없다. 건강보험, 연금보험, 종신보험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지금 당장 쓸 돈도 부족한 상황에서 이는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어떻게 하면 세 마리 토끼를 한 번에 다 잡을 수 있을지 고민하느라 시간을 허비하지 말자. 그렇다고 세 마리 토끼를 잡는 일이 부담스러워 무작정 포기할 필요도 없다.
건강과 노후, 가족자산을 빠짐없이 챙기고 싶다면 우선순위를 정해보자. 이를테면 세 마리 토끼 중 현재 나에게 가장 중요한 토끼부터 순서대로 잡는 것이다. 싱글이라면 암이나 중증질병에 대비할 수 있는 건강자산부터, 외벌이 가장은 종신보험으로 가족자산부터 준비해보자. 가장 필요한 토끼부터 잡고, 여력이 있을 때 나머지 토끼도 잡으면 된다.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전략은 결국 ‘선택과 집중’이다.
임한나 <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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