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건강이야기] 물 마시기와 건강

입력 2017-03-1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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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헌 < 인제대의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전문가들은 물을 충분히 마시면 건강에 좋다고들 말한다. 물에는 아무런 영양소도 열량도 없는데 왜 몸에 좋은 것일까.

우리 몸은 나트륨, 칼륨 등의 체내 전해질 농도가 적정 수준으로 유지될 때 최상의 기능을 하게 된다. 물을 충분히 마시지 못할 경우 체액량이 줄고 전해질 균형이 깨져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물 섭취가 부족해 혈중 칼륨 농도가 높아질 경우 심장의 신경과 근육의 반응도를 낮춰 부정맥이나 심정지를 초래할 수도 있다. 신장은 몸 안의 노폐물을 소변의 형태로 체외로 배출하는 역할을 하는데 물을 충분히 마시지 않으면 소변이 과농축되고 노폐물 배출 기능에 문제가 생기며 신장에 결석이 생길 수도 있다. 물 섭취량이 부족하면 대장 기능에도 영향을 미쳐 변비를 유발할 수 있고 피부의 탄력이 떨어질 수 있다.

자기 전에 물을 많이 마시면 몸이 붓는다고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사실 물을 많이 마시고 잔다고 다음날 몸이 붓는 것은 아니다. 물을 많이 마셔도 몸에서 필요로 하는 것 이상은 몸 밖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자기 전에 물을 많이 마시고 다음날 몸이 붓는 경우가 흔한 이유는 그날 염분 섭취가 많아 갈증이 났고 그 때문에 물을 많이 먹은 탓이다.

물만 마셔도 살이 찐다고들 하지만 물은 열량이 0㎉이므로 아무리 많이 마셔도 살이 찌지 않는다. 오히려 다른 음료나 음식을 먹을 기회를 줄이는 효과가 있어 다이어트에 좋은 습관이다. 물만 마셔도 살이 찐다는 분들을 보면 기초대사량이 낮거나 섭취 열량이 높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을 마실 때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소화가 잘 안 되면 물에 밥을 말아 드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는 오히려 소화를 방해한다. 왜냐하면 식사 때 물을 많이 마시면 소화액이 희석돼 소화 기능을 더 저하시키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강도의 운동을 장시간 하거나 무더운 환경에서 땀을 많이 흘렸을 경우 또는 염분이 적은 식단으로 다이어트하면서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물을 마시면 체내 전해질의 희석으로 인해 ‘물 중독’이 나타나 머리가 아프고 토하기도 하며 심한 경우 의식이 혼미해질 수도 있다.

물을 충분히 마시기 위해서는 항상 물병을 소지하고 다니면서 수시로 물을 마시고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책상이나 차에도 물병을 놓아두고 수시로 마시면 도움이 된다. 항상 손에 물병을 들고 다니는 분 중 활기차고 건강하지 않은 경우는 거의 본 적이 없다.

강재헌 < 인제대의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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