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미정, 연장 역전 드라마…일본투어서도 '폭풍 K랠리'

입력 2017-03-12 18:37  

요코하마 레이디스컵 우승 …'한국인 최다' 통산 25승

연장 첫홀 천금의 버디…후지사키 리호 따돌려
총상금 100억원 돌파…JLPGA투어 네 번째
미국 LPGA 3연승 이어 일본투어 2주 연속 챔피언



[ 이관우 기자 ]
‘베테랑’ 전미정(35)이 극적인 연장 역전 드라마를 썼다. 12일 일본 고치현 도사CC(파72·6228야드)에서 열린 2017시즌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요코하마타이어 PRGR레이디스컵에서다. 전미정의 우승으로 올 시즌 한국 낭자들은 미국과 일본 투어에서 초반 5개 대회를 싹쓸이하는 ‘폭풍 K랠리’를 연출했다.

3타 차 뒤집은 베테랑의 힘

전미정은 이날 열린 대회 마지막날 3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쳤다. 보기 없이 전반 2개, 후반 2개의 버디를 거둬들였다. 최종합계 7언더파 209타를 기록한 전미정은 동타를 친 후지사키 리호(26)와 연장전에 들어가 버디를 잡아내며 파에 그친 후지사키를 따돌렸다. 15번홀부터 17번홀까지 3홀 연속 버디를 쓸어담아 공동 1위에 오른 후지사키는 생애 첫 승을 노렸지만 투어 13년차의 노련미를 앞세운 전미정에게 막혀 고개를 떨궜다. 이날 3타차를 뒤집고 역전우승에 성공한 전미정은 4년 전에도 연장전에서 승리했다.

지난해 10월 노부타그룹 마스터스GC 레이디스 우승 이후 5개월 만에 승수를 추가한 전미정은 JLPGA 통산 승수를 25승째로 늘려 한국 선수 최다 우승 기록을 이어갔다. 전미정 이전에는 고(故) 구옥희 선수가 23승으로 최다승 기록을 들고 있었다. 2004년 JLPGA에 데뷔한 전미정은 2012년 JLPGA투어 상금왕에 오르며 전성기를 누렸지만 2014년부터 2년간 승수를 쌓지 못하며 부진을 겪었다. 하지만 지난해 2승을 추가하며 부활에 성공했다.

우승상금 1440만엔(약 1억4000만원)을 보탠 전미정은 투어 통산 총상금을 10억825만3698엔(약 100억9866만원)으로 늘려 총상금 100억원 그룹에 가입했다. 지금까지 JLPGA 투어에서 총상금 100억원을 넘긴 선수는 후도 유리와 이지희, 요코미네 사쿠라 등 3명이다.

2라운드까지 공동 2위를 달렸던 김하늘(29·하이트진로)이 강수연(41)과 함께 6언더파 공동 3위에 올라 한국 선수 강세를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지난 시즌 JLPGA 투어 상금 1위 이보미(29·혼마)는 1오버파로 공동 27위에 올랐다. 2주 연속 우승을 노렸던 안선주(30)는 4언더파 공동 9위를 기록했다.

K낭자 5개 대회 싹쓸이

해외 투어에서 뛰고 있는 한국 여자 선수들은 말 그대로 초강세다. JLPGA 투어에서 안선주가 개막전인 다이킨 오키드 레이디스를 제패하는 등 2주 연속 챔피언 바통을 이어갔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도 장하나(호주여자오픈)와 양희영(혼다타일랜드오픈), 박인비(HSBC위민스챔피언스)가 개막전을 포함해 3주 연속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려 ‘K골프 천하’를 예고했다.

JLPGA에서는 특히 한국 선수 통산 200승 고지에도 한 발짝 다가섰다. 1985년 구옥희 전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회장의 3승으로 시작한 K골퍼들의 일본 투어 정복은 전미정의 우승으로 193승으로 늘어났다. 200승까지 7승만이 남아 있다. 2015년부터 2년 연속 17승씩을 올린 강세로 볼 때 올해 안에 200승 고지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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