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교보생명 등 참여, 아마존서 장기 임차 중
[ 이지훈 기자 ] 교보생명 등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미국 시애틀 ‘아마존 빌딩’(사진)에 1000억원을 투자했다. 세계 최대 인터넷쇼핑몰 운영업체 아마존이 장기 임차해 쓰고 있는 빌딩이어서 과감한 베팅이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한강에셋자산운용이 설정한 부동산 프로젝트 펀드를 통해 시애틀에 있는 오피스 빌딩 ‘아마존 어반 유니온(Amazon Urban Union)’에 1000억원의 중순위 부동산 담보 대출을 했다. 약 450억원을 투자한 교보생명을 비롯해 농협중앙회 한화손해보험 등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펀드 만기는 5년으로, 이 기간 연 4%대 초반의 이자 수익이 보장된다. 프랑스 최대 금융그룹 BPCE의 자회사 나티시스은행이 주관한 이번 거래는 총 3000억원 규모다.
12층 규모의 아마존 어반 유니온은 푸른 유리 큐브 형태의 외관으로 유명하다. 미국 최대 부동산 투자회사 알에프알홀딩이 소유하고 있다. 아마존이 올해부터 15년간 장기 임차 하고 있어 투자 위험이 낮다는 평가다. 빌딩의 자산가치는 약 4000억원에 달한다.
IB업계 관계자는 “시애틀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정보기술(IT) 기업의 본산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20~30대 인력이 대거 이주한 점도 시애틀 부동산 시장 전망이 밝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번 거래를 주선한 한강에셋자산운용은 2015년 12월 설립된 신생 운용사다. NH-CA자산운용 대체투자본부장을 지낸 방희석 대표와 FG자산운용 미국법인장 출신 전유훈 대표가 인프라와 부동산 부문을 각각 나눠 맡고 있다. 지난해 400억원 규모의 태양광 펀드를 조성한 데 이어 이번엔 설립 1년 만에 1000억원대 미국 부동산 거래를 성사시켰다.
한강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리스크 대비 수익률을 따져볼 때 올해 유럽 부동산 시장의 투자 매력이 높다”며 “미국은 중순위 대출 위주로, 독일과 프랑스 지역은 에쿼티(지분) 투자를 집중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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