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 '혼술'하기 좋은 음식점과 술집은 어디일까

입력 2017-03-14 19:12  




(고재연 문화부 기자) ‘나홀로족’이라고 불리는 이들의 나이대는 어떻게 될까요. 이들이 ‘혼술’ ‘혼밥’을 즐기는 장소는 어디이고,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어떤 콘샙트로 가게를 꾸며야 할까요.

이런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빅데이터 분석업체 솔루젠이 나홀로족과 관련된 빅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트위터 50만건, 페이스북 10만건, 네이버 블로그 및 카페 10만건, 다음 블로그 및 카페 10만건 등 총 100만건의 빅데이터 버즈를 수집하고 분석했는데요. 먼저 가장 인기가 많은 키워드는 혼밥(혼자 밥 먹기·2300여개), 혼술(혼자 술 마시기·1500개), 혼영(혼자 영화보기·1100개) 순이었습니다.

‘나홀로족’의 연령대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하는데요. 서울연구원에서 2015년 내놓은 ‘서울시 1인가구 대책, 정책 연구’ 보고서 따르면 나홀로족의 주축은 △사무직에 종사하는 30대 초반 직장인인 ‘화이트 싱글’ △전문직에 종사하는 30~40대 직장인인 ‘골드 싱글’ △블루칼라 종사자 혹은 청년 실업가를 뜻하는 ‘노마딕 싱글’이었습니다. 대부분이 20~40대였던 셈입니다.

요즘은 다릅니다. ‘학교’ ‘맞벌이’ ‘학원’ 등의 단어를 포함한 게시글이 전체의 약 6%를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으로는 “부모님 모두 맞벌이라 방학에도 혼밥이네” “학원 가기 전에 편의점 혼밥이지만, 성적 이야기 안 들어 좋네!” 등의 게시물이 많이 추출된다고 합니다. 부모의 맞벌이와 학원 등의 영향으로 10대 이하까지 ‘혼밥’ 대열에 합류한 셈입니다.

2015년 한국소비자원이 1인가구 5151세대를 조사한 결과 나홀로족은 63%가 비자발적으로, 37%가 자발적으로 1인 가정을 이루게 되었다고 응답했습니다. 과반수 이상이 직장이나 학업 등 비자발적인 이유로 나홀로족이 됐다는 의미인데요. 그럼에도 ‘혼밥’ ‘혼술’ 등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SNS 감성 분석 결과 ‘좋다’ ‘해방된’ ‘잔소리를 안 들어서 좋다’ 등의 긍정적인 의견이 전체 트위터 버즈량 50만건 중 54%, ‘외롭다’ ‘슬프다’ ‘눈치 보인다’ 등의 부정적인 의견이 47%로 나타났습니다.

나홀로족이 즐겨 찾는 가게들도 궁금해지는데요. 100만건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시글을 분석해 서울의 추천할 만한 혼술집도 선정했습니다. 술, 안주, 차별성, 혼술성 등을 기준으로 점수를 매겼다고 하는데요. 서울 이태원동의 더 버뮤다 3층에 있는 ‘웜홀 인 버뮤다’(5점 만점에 분위기 5점, 술 4점, 안주 4점, 차별성 4점, 혼술성 4점)가 고루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서울 경리단길의 칵테일 바 ‘트웰브 2호점’, 서울 상수동에서 맥주 한 잔에 아부라소바를 먹을 수 있는 이자카야 ‘김씨네 심야식당’, 서울 신사동의 맥주 가게 ‘미켈러바’ 등도 순위에 올랐습니다.

대체로 혼술집이 가진 ‘콘셉트’를 소비하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차별성 측면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책바’의 경우 술을 마시며 책을 읽는다는 특이한 콘셉트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트웰브’의 경우 이름처럼 딱 12개의 좌석으로 이뤄져 있는 작은 바입니다. 입구 간판에는 12개의 아라비아 숫자가 있는데, 남은 좌석 수만큼 불이 들어왔다가 손님이 들어와 의자에 앉으면 하나씩 불이 꺼진다고 합니다.

서울의 주요 혼밥 식당을 선정해 순위를 매겼더니 1위는 서울 봉천동 ‘지구당’(혼밥성 5점, 가격 5점, 질 4점)이 차지했습니다. 6500~7000원에 덮밥 요리를 먹을 수 있고, 3인 이상의 일행은 출입을 제한한다는 특징 때문에 가격과 혼밥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합니다. 서울대 인근인 봉천동은 1인 가구의 비율이 높은 지역입니다.

그렇다면 나홀로족은 주로 집 근처 혼밥 식당을 찾을까요? 그렇지는 않다고 합니다. 1인 가구가 많이 분포하는 곳과 혼밥 식당의 수 사이에는 큰 연관관계를 찾기 어려웠다고 하는데요. 그렇다면 어떤 콘셉트의 식당이 나홀로족을 공략할 수 있을까요. 빅데이터 분석 결과 집에서 편하게 식사하는 기분을 낼 수 있는, 가정집을 개조한 편안한 분위기의 식당을 선호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혼밥의 끝은 내 방 혼밥” “오늘도 야근용 혼밥중. 집밥 같아서 좋네” 등의 게시글을 통해 나홀로족이 원하는 최적의 혼밥 장소는 ‘내 방’에서 먹는 것처럼 편하게 먹을 수 있는 분위기라는 겁니다. (끝) /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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