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위 전지회사 CATL과 거래
미국·캐나다 등 수출 다변화
[ 오경묵 기자 ]
매출 급감으로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도 연구개발과 인재 채용을 확대해 매출의 90%를 수출로 올리는 2차전지 생산장비업체가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대구 봉무동에 본사를 둔 씨아이에스(대표 김수하)는 중국 등에 대한 수출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 761억원을 달성, 전년(144억원) 대비 다섯 배 이상을 기록했다고 15일 발표했다. 매출의 90%를 수출로 벌어들였다.
김수하 대표는 국산 건전지(1차전지)회사 서통의 엔지니어 출신이다. 15년간 전지 설비부문에 근무하면서 국내 최초로 리튬이온전지 개발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기술 개발을 주도하다 2002년 회사를 설립했다. 김 대표는 2차전지 자체보다 생산장비에 주목했다. 그는 “대기업이 2차전지 분야도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부가가치가 높은 소재나 장비는 늘 일본에 종속된 현실을 바꿔보고 싶었다”고 소개했다.
설립 초기 시장 진입은 녹록지 않았다. 대기업을 비롯한 제조업체들이 납품 실적이 미미하다는 이유로 선뜻 구매에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기술집약형 제품으로 승부하면 시장을 뚫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생산장비 성능 개선에 집중했다. 2004년 리튬이온전지 전극제조설비 국산화에 이어 2008년엔 회사 주력 제품이 된 프레스 장비(캘린더링 머신)를 국산화했다. 이들 제품은 삼성SDI와 LG화학 등 국내 2차전지 제조업체에 공급되고 있다. 2007년 32억원이던 매출은 2011년 352억원으로 열 배 이상 뛰었다. 2012년에는 ‘천만불 수출의 탑’도 수상했다. 주력 제품인 프레스 장비는 국내 점유율이 75%에 달한다.
승승장구하던 회사에 위기가 찾아왔다.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지 않으면서 업체들의 설비투자가 미뤄졌고 이는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 2014년과 2015년 연속 10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쳤다. 김 대표는 위기 상황에서 오히려 인력과 기술 투자를 늘렸다. 그는 “치열한 장비제조업계 특성상 위기 때 대비하지 못하면 호황 국면에서 주도권을 잡기 어렵다”며 “전기차 세계 최대 시장이 된 중국 기업이 범접하기 어려운 기술 개발에 주력했다”고 말했다. 2015년 8월 중국 선전의 기업과 합자회사 HCIS를 설립해 중국 교두보를 확보했다. 중국 최대 전지회사인 CATL로부터 대량 주문이 잇따랐고 매출이 급상승했다. 지난 1월에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김 대표는 볼링 영화 등 직원들의 동호회 활동을 적극 권장했다. 회사 내에 풋살경기장도 마련했다. 2011년부터는 우리사주조합과 스톡옵션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 회사는 미국 캐나다 동남아시아 유럽 등 수출처 다변화를 위해 올해도 우수 인재를 20여명 채용할 계획이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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