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금리형 매일 뜀박질
보름 만에 0.1%P 오르기도
[ 김은정 기자 ]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상하면서 대출 금리 오름세에도 가속이 붙을 조짐이다. 가계부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조만간 연 5%를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부채가 많은 서민층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진 가운데 정부도 급증한 가계부채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은행 가계신용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가계부채는 1344조3000억원으로, 1년 새 141조원이 불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의 고정금리형 주택대출 금리는 이달 들어 매일 오르고 있다. 진작부터 미국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이라는 예상이 확산되면서 국내에서도 5년 만기 금융채 금리가 계속 올랐기 때문이다. 금융채 금리는 대출 금리 산정 기준이 된다.
신한은행의 고정금리형 주택대출 금리는 지난달 말 연 3.32~4.43%에서 이날 기준 연 3.43~4.54%로 올랐다. 보름 만에 0.1%포인트 뛰었다. 우리은행도 같은 기간 연 3.37~4.37%에서 연 3.48~4.48%로, KEB하나은행은 연 3.36~4.68%에서 연 3.47~4.79%로 상승했다.
은행권에선 Fed가 올해 두 차례 더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예고한 만큼 국내 대출 금리가 앞으로도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미국의 단계적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국내 시장금리가 동반 상승할 전망이어서 주택대출 금리가 연 5%를 넘기는 건 시간문제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에 연동되는 변동금리형 주택대출 금리 역시 4월 이후 단계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시장금리와 한 달간 격차를 두고 변동되기 때문이다.
은행 대출뿐 아니라 저축은행 모기지론, 신용카드회사 카드론 등 2금융권 대출 금리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이 때문에 저(低)신용자와 다중채무자 등 취약계층이 몰려 있는 2금융권 차입자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7~10등급 저신용자의 대출은 변동금리형이 80% 이상으로 추정돼 금리 인상 리스크가 그만큼 더 크다. 한국은행은 대출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가계의 추가 이자 부담이 9조원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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