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대한민국 고졸인재 Job Concert] '고졸 잡콘서트'가 만든 6년의 기적…'학벌·스펙의 벽'을 뛰어넘다

입력 2017-03-16 19:42  

22, 23일 고양 킨텍스
취업에 강한 신문 한경

대기업 등 105곳 고졸 채용
삼성·현대차·우리은행 등 참가
현장면접 등 거쳐 500여명 채용
부스별 채용정보·진로 상담도
55개 고교 1만여명 사전 신청



[ 임기훈/박동휘 기자 ]
‘선취업, 후진학’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해 특성화고 입학 평균 경쟁률은 1.3 대 1이었다. 학령인구 감소로 몇 년 뒤면 누구나 대학 ‘간판’을 달 수 있는 시대가 예고되면서 경쟁력을 갖춘 고졸자들로 눈을 돌리는 기업이 늘고 있다. 직업계고(특성화고, 마이스터고, 일반고 직업반) 졸업생의 평균 취업률은 지난해 47.2%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오는 22~23일 열리는 국내 최대 규모의 고졸 취업박람회 ‘2017 대한민국 고졸 인재 잡콘서트’가 주목받는 이유다.

“대입만이 능사는 아니다”

특성화고라는 학제가 생긴 때는 2008년이다. 그 전까진 ‘공(工)돌이’ ‘상(商)순이’가 다니는 학교로 폄하되던 고교들이 특화된 직업교육을 받는다는 의미에서 특성화고로 이름을 바꿔 달았다. 그로부터 약 9년간의 변화는 놀라울 정도다. 직업계고 졸업생의 취업률은 2009년 16.7%에 불과했지만 2012년 37.5%로 두 배 넘게 뛰더니 작년엔 47.2%까지 치솟았다.

직업계고 취업률은 대학들이 내놓는 취업률과 달리 상위 대학 진학자도 모수(母數)에 포함해 계산한다. 대학 진학자를 빼면 직업계고 취업률은 72%에 달한다. 지난해 대졸자 취업률 67%보다 높다.

이 같은 변화의 바람은 대학에 대한 인식 변화에서 비롯됐다. 우선 대학이란 ‘간판’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고교 졸업자 수가 급격히 줄어드는 바람에 ‘이론상’으론 누구나 대학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 대학이 뽑겠다는 정원이 전체 고교졸업자 수를 넘는다는 얘기다. 2019년이면 현실화된다. 학부모들의 인식도 바뀌고 있다. 경기 고양시에 사는 최모씨는 “작년에도 아들과 함께 잡콘서트에 참가했다”며 “자신이 하고 싶은 직업부터 찾은 뒤 대학 입학은 나중에 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6회째 맞는 고졸 잡콘서트

기업들도 고졸 우수 인재를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교육부와 고용노동부, 중소기업청, 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 개최하는 올해 ‘고졸 인재 잡콘서트’만 해도 총 147개의 상담관(부스)이 마련된다.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 SK그룹 포스코 등 주요 대기업 계열사 14곳과 인사혁신처 해병대사령부 등 국가기관 4곳, KEB하나은행 국민은행 등 금융회사 7개사, 한국전력거래소 한국남동발전 국민연금공단 근로복지공단 등 총 105개 기업·기관 및 대학이 참가한다.

우리은행, 국민은행, KEB하나은행 등 36개 기업은 행사장에서 현장 채용 면접을 한다. 최종 채용규모는 총 500여명이다. 2012년 시작해 올해로 6회째를 맞는 ‘고졸 인재 잡콘서트’는 지난해까지 연인원 6만명이 넘는 학생들이 행사장을 찾은 국내 최대 규모의 고졸 취업박람회다. 그동안 현장에서 바로 진행되는 채용면접 등을 통해 매년 평균 800명 이상이 취업하는 성과를 냈다. 올해도 전국 55개 고교에서 1만여명이 사전 참가신청서를 냈다.

교육부를 비롯한 정부도 ‘선취업, 후진학’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교육부는 16일 일반고 재학생도 원하면 1학년 때부터 방과 후나 주말에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예비 직업과정을 시범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2학년 이상 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을 1학년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학생들이 현장실습을 하는 과정에서 표준계약조차 맺지 못하는 등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교육부, 고용부, 시·도 교육청, 지방 노동관서가 협력해 현장실습 기업의 법 준수 여부와 학생 권익침해 여부를 계속 점검 중이다. 이와 관련, 직업계고 학생들의 ‘무늬만 취업’ 현상을 줄이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비정규직 취업 비중이 높아지면서 고졸 취업자들의 직업 불안정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임기훈/박동휘 기자 shagg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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