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플랫폼' 도약 등 국내 사업 총괄
이해진 전 의장 해외서 '제2의 라인' 육성
[ 박희진 기자 ] 네이버가 이사회 의장과 최고경영자(CEO)를 바꾸는 등 대대적인 경영진 교체로 새 출발을 알렸다. '뉴 네이버'는 변대규 이사회 의장과 한성숙 대표가 국내 사업을, 이해진 창업주가 해외 사업을 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의 이번 경영진 교체는 창사 이후 가장 큰 변화라는 게 회사 안팎의 평가다. 특히 순혈주의를 깨고 외부인사를 이사회 의장로 영입한 것은 현재에 대한 안주를 경계하고 적극적인 변화를 시도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네이버는 17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 네이버 그린팩토리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변대규 휴맥스홀딩스 회장과 한성숙 네이버 대표 내정자를 신임 등기이사로 선임했다.
오후 열리는 이사회에서는 변 회장을 새 이사회 의장으로, 한 내정자를 새 대표로 선출할 예정이다. 창업주인 이해진 이사회 의장은 등기이사직만 유지하게 된다.
변 회장은 디지털 셋톱박스 등 정보기술(IT) 장비 사업으로 글로벌 성공 신화를 이룬 국내 벤처 1세대의 대표 주자로 꼽힌다. 서울대 제어계측공학 박사 출신으로, 이 의장과는 벤처인 사교 모임을 통해 친분을 쌓은 사이다.
변 회장은 깊은 업력과 통찰력을 바탕으로 네이버의 '기술 플랫폼' 도약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앞서 네이버는 인공지능(AI) 등 최첨단 기술의 대중화를 위해 서비스 플랫폼에서 기술 플랫폼으로 변화하겠다고 선언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변 회장은 기술 플랫폼이라는 회사의 미래 비전을 달성하는 데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한성숙호'도 본격 닻을 올렸다. 네이버 대표가 바뀌는 것은 8년 만인데다 여성 CEO는 처음이다.
네이버 국내 서비스 전반을 총괄해온 한 내정자는 특히 네이버 모바일 서비스의 성장을 이끈 주역이다. 엠파스 검색사업본부장으로 지낸 한 부사장은 2007년 네이버(당시 NHN)에 합류했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선 몇 안 되는 여성 리더로 손꼽힌다.
한 내정자는 인터넷 산업 환경이 개인용컴퓨터(PC)에서 모바일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네이버 서비스의 변화를 성공적으로 진두지휘한 점을 인정 받았다. 섬세함과 과감한 실행력을 모두 갖췄다는 게 회사 내부의 평가다.
한 내정자는 지난해 11월 열린 '네이버 커넥트 2016'행사에서 "이해진 의장이 '지금까지 해온 방식 빼고 다 바꿨으면 좋겠다'고 하더라"며 강력한 변화 의지를 내비쳤다
12년 만에 의장직을 내려놓은 이해진 의장은 제2의 라인' 발굴 등 해외 시장 공략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 의장은 그동안 아시아에 이어 북미·유럽 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어왔다.
이 의장은 "내가 잘할 수 있고 회사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은 해외 시장에 나가서 앞으로 후배들이 역량을 펼칠 수 있는 또 다른 디딤돌이 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2009년부터 네이버를 이끌어온 김상헌 대표는 퇴임 후 경영 자문을 맡을 예정이다. 이해진 의장을 도와 네이버의 글로벌 사업 전략 구상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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