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은 17일 주요 현안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네 명의 대선주자들은 이날 MBN 본사에서 열린 연합뉴스TV 등 보도·종편방송 4개사 주최 민주당 대선주자 합동토론회에서 '대연정', '사드배치', '법인세' 등 문제를 두고 격론을 펼쳤다.
이날 토론회가 기존의 TV토론회와 차별화된 점은 상대 후보의 장점에 대해 칭찬하는 시간이 있었다는 점이다.
안희정 지사는 최성 시장에게 "지나보면 자기를 가장 아프게 하는 사람이 스승이다. 기억하기 싫었지만 제 전과의 기록보며 다시 반성하게 해주셨다. 고맙다"고 했다.
이재명 시장에 대해서는 "탄핵정국에서 가장 고생하셨다. 소년공 시절 얘기에는 코끝이 찡했다. (이재명 시장이) 우리당의 동지인게 자랑스럽다"고 추켜세웠다.
안 지사는 문재인 전 대표에게 "제가 간혹 날선 비판하더라도 따뜻하게 이해해줘서 고맙다. 문재인 후보를 무조건 깍아내리려 하는 것 아니다. 우리당이 넓은 집권하게 해줘서 고맙다. 항상 따뜻하게 웃어주는 문 전 대표는 우리당의 큰 형님이다"라고 평가했다.
최성 고양시장은 세명의 후보에게 별명을 지어주는 것으로 장점 칭찬을 대신했다.
최 시장은 안 지사에게 '안대범'이라는 별명을 지어줬다. 상당히 아픈 검증에도 통크게 받아들였다는 이유다.
이어 이재명 시장에게는 '이혁명'이라는 별명을 선사했다. 촛불 명예혁명의 계승을 위해 혁명의 의지로 간다는 뜻이다.
최 시장은 "문재인 후보는 당의 맏형이라 '문형님'으로 하려다가 그게 너무 촌스러워서 전라도식으로 '문성님'으로 하겠다"면서 "안대범 이혁명 문성님 후보와 최생수(자신의 별명)가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룩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시장은 "민주당의 후보는 다 훌륭한 분들"이라며 운을 뗀 뒤 "문재인은 황희 정승 같은 분이다. 선비처럼 포용력 있다. 나는 너무 날카로운데 (문 전 대표는) 모두를 끌어안는 훌륭한 분이라 닮고 싶다"고 평했다.
안희정 지사에 대해서는 "방향이 저와는 다르지만 명확한 입장과 철학의 일관성이 존경스럽다. 비난받아도 한길을 간다. 정치는 그래야 한다"고 감쌌다.
최성 시장에게는 "저와 같은 기초단체장이다. 많은 성과 내신 단체장이며 함께 같이 있는게 좋다. 가장 좋은 정권교체를 이루자"고 당부했다.
끝으로 문재인 전 대표는 상대후보를 칭찬하는 시간에 "최성 후보 말씀처럼 세 분 모두 든든한 민주당 자산이다. 힘모아 정권교체하고 국정운영에도 힘 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재명 후보는 선명한 주장으로 우리당의 지지기반을 왼쪽으로 많이 넓혀줬다. 안희정은 반대로 오른쪽으로 지지기반을 넓혀줬다. 대연정 주장 비판받고 있지만 소신 당당하게 주장하고 있는 점 좋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최성 시장은 남북평화통일의 전문가다. 시정 훌륭하게 운영하고 있다. 다른 정책은 아직 잘 모르지만 대북정책 저와 기조 함께 하고 있어 반갑고 고맙다는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을 맺었다.
최근 민주당 내에서는 경선 후보간 경쟁이 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이어지면서 민주당 의원 119명이 대선 후보 지지자 분열 중단 요구를 하기도 했다. 설전과 기싸움으로 날 선 공방을 주고받던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은 칭찬 릴레이를 통해 ‘훈훈’하게 토론회를 마무리했다.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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