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야심작 '나노셀 TV'…LCD보다 색감 훨씬 생생

입력 2017-03-19 20:37  

현장 리포트 -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

60도 옆에서 봐도 색 왜곡 없어
기존 공정으로 제작 '비용 절감'



[ 박재원 기자 ]
3m가 넘는 로봇팔이 0.5㎜에 불과한 유리판을 거침없이 옮긴다. 지난 17일 방문한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 P7라인에 들어서자 종잇장처럼 얇은 1950㎜×2250㎜ 크기의 구리색 유리원판이 유리기판에 회로를 새기는 거대한 노광기로 옮겨졌다. 이곳에서 제조공정을 거친 원판은 42인치용 TV 패널 총 여덟 장으로 탄생한다.

LG전자의 올 야심작 나노셀 TV는 이렇게 탄생한 LCD(액정표시장치) 패널을 모듈공장으로 옮겨 1나노미터(㎚) 크기의 나노셀 입자를 도포해 제작된다. 색재현력을 극도로 끌어내기 위해 지난 5년간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이 손잡고 개발한 결과물이다.

LG전자는 나노셀 TV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TV용 패널이 생산되는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을 공개했다. LG전자 측은 “제품 출시 이후 기존 LCD와 나노셀의 차이점에 대한 문의가 빗발쳤기 때문에 기획됐다”고 설명했다. 파주공장은 대형 TV용 LCD 및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를 주로 생산하는 곳이다. LCD 패널은 이날 취재가 허용된 7세대 공장(P7)을 비롯한 8.5세대 공장(P8·P9)에서 제작된다.

기존 LCD TV와 나노셀 TV의 차이는 모듈동(M2)에서 나타난다. LG디스플레이는 조립 과정에서 편광판에 나노셀을 덧입힌다. 편광판은 LCD 백라이트 광원에서 발생해 일정한 방향으로 진동하는 빛을 선택적으로 통과시키는 역할을 한다. 기존 LCD TV 입자가 2~12㎚의 크기를 갖는 데 비해 나노셀은 1㎚로 균일하기 때문에 색을 더욱 잘 나타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기존 LCD TV는 빨간색의 고유한 색 파장에 노란색이나 주황색 등 다른 색의 파장이 미세하게 섞여 실제와 다른 색으로 표현될 수 있지만 나노셀의 경우 색의 파장을 나노 단위로 정교하게 조정해 보다 순도 높은 빛(빨강·초록·파랑 3원색)을 낼 수 있도록 해준다”고 말했다. TV는 이 원색들을 섞어 다른 색을 표현하기 때문에 원색의 순도가 높을수록 표현할 수 있는 색의 범위가 넓어지고 색의 정확도도 높아진다.

이희영 LG전자 TV상품기획 부장은 “나노셀 기술로 TV 화면에 반사되는 빛의 양도 기존 제품보다 30% 이상 줄였다”며 “LCD TV의 경우 시야각에 따른 색 왜곡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데 나노셀 TV는 화면을 정면에서 볼 때와 60도 옆에서 볼 때 색 재현력과 정확도에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LG전자 나노셀 기술은 기존 공정, 설비 교체 없이 편광판만 바꾸면 만들 수 있어 원가 절감이 가능하다. 스카이워스, 콩카 등 글로벌 TV 제조사들은 이미 LG전자 나노셀 디스플레이 확보에 나섰다.

파주=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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