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민수 기자 ]
정부와 기업의 공조로 세계 최초의 황반 치료 신기술이 국내에서 처음 출시될 예정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산업통상자원부(옛 지식경제부)의 지원에 힘입어 루트로닉의 '알젠(R:GEN)'이 조만간 한국에서 상용화된다.
알젠은 루트로닉이 개발한 황반 치료 레이저 의료기기다. 황반은 망막의 중심부에 있는 눈의 초점이 맺히는 곳이다. 시세포의 50%가 밀집돼 있어, 황반 관련 치료술은 난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알젠은 5개층으로 이뤄진 황반의 맨 아래층인 망막색소상피층의 이상 부위만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세계 첫 의료기기다. 2013년 7월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유럽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추가했다.
승인 당시 식약처는 "세계 최초 신기술이 적용됐다"며 "당뇨병성 황반부종의 치료에 많이 활용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알젠의 출시는 각 부처의 지원이 함께 한 결과다.
알젠의 관련 기술은 2010년 산업부가 국제 공동기술개발사업의 과제로 선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루트로닉 및 독일의 대학연구소, 국내 2개 대학병원, 정부 출연연구소 등이 개발에 참여했다. 개발비로 2010년 이후 정부출연금 40억원을 포함해 200억원 이상이 투입됐다.
루트로닉 관계자는 "알젠의 근간은 독일과 미국의 기초 기술에서 나왔다"며 "상용화를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도움이 절실했는데, 정부의 실질적인 도움이 아니었다면 알젠은 아직도 프로젝트 수준에 머물러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루트로닉은 최근 열린 국내 최대 의료기기 전시회 'KIMES 2017'에서 알젠의 국내 출시를 알렸다. 여기에는 각 부처의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알젠이 한국에서 처음 출시되는 것은 복지부의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난해 복지부 산하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은 '제한적 의료기술 평가 및 실시에 관한 규정' 개정안의 시행을 발표했다. 제한적 의료기술 평가제도는 연구단계 의료기술 중 안전성은 확보됐으나 유효성에 대한 근거가 부족한 기술을 심사해, 일정기간 진료를 허용하고 연구를 통해 임상적 근거를 축적하는 것이다.
개정안을 통해 NECA는 2014년 11월 이후 '연구단계기술'로 심의된 의료기술 54건을 대상 후보기술에 포함시켰다. 이 중에는 루트로닉의 '선택적 망막치료술'도 포함됐다. 이에 따라 현재 루트로닉은 2차 병원급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심사위원회(IRB)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빠르면 다음달부터 망막센터가 있는 대학병원과 전문병원이 시술 1호 병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루트로닉 관계자는 "이번 국내 출시를 기반으로 유럽 주요 국가와 미국 보험 시장 접근을 위한 여러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 알젠의 치료술을 통한 환자들의 다양한 치료 결과들이 한국 브랜드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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