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형규 기자 ] 6000가구에 육박하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이주가 이르면 오는 6월 시작된다. 이주비 대출을 해줄 은행 선정 작업은 이번주 안에 끝난다. 미니 신도시급 단지의 이주로 주변 중저가 아파트 전세가격이 들썩일 가능성이 높다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둔촌주공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5월 강동구의 관리처분인가 계획에 맞춰 6~7월 이주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이주 완료 시점은 12월로 잡고 있다. 조합은 부지면적 46만㎡에 저층 및 중층으로 지어진 5930가구를 헐고, 1만1106가구를 새로 지을 예정이다.
이주가 임박하면서 이 아파트 전셋값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국민은행 시세에 따르면 올 1분기 둔촌동 아파트 공급면적 ㎡당 전세가격은 213만원으로 전년 대비 25% 내렸다. 철거 대상 아파트에 머무르려는 임차 수요가 사라지면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둔촌주공아파트 주변 중개업소들은 이미 임대차 중개를 중단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변 중저가 아파트 전세가격이 들썩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둔촌주공아파트에 살고 있는 세입자들의 전세보증금이 1억~3억원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인접한 하남 위례 등에서 입주 물량이 많아 중고가 아파트 전세가격은 크게 오르지 못하겠지만 중저가 다세대·연립주택과 나홀로 아파트 전세가격은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강동구청은 이주대책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강동구청 관계자는 “5월 인근 아파트 단지나 공실이 있는 주변 다세대주택 등 이주에 적합한 물건을 물색해 상담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주거정책심의위원회는 앞서 단기간 대규모 멸실을 우려해 둔촌주공 관리처분인가 시기를 봄 이사철 끝 무렵인 5월로 권고한 바 있다.
조합은 이주비 대출을 해줄 은행 선정 작업을 하고 있다. KEB하나은행, 신한은행, 기업은행, 국민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이 입찰에 참가했다. 조합은 이번주 안에 대의원 총회를 개최해 대출 은행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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