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정·독산…똘똘한 큰 단지 들어서니 동네 부동산 '어깨춤'

입력 2017-03-21 18:39   수정 2017-03-22 05:02

마포한강푸르지오 주변 '들썩'
다세대 리모델링해 카페·맛집 3.3㎡ 5000만원까지 치솟아
목 좋은 곳 권리금 7000만원

합정 메세나폴리스 상권 '으쓱'
상가주택 시세 3.3㎡ 7000만원
뒷골목 카페도 월세 1200만원

독산동에 주상복합 입주 효과
군부대 떠난 자리에 초대형 단지, 스트리트형 상가 3일 만에 완판
인근 상가들도 계약자 몰려



[ 설지연 기자 ]
주거·쇼핑·여가·레저·문화시설을 갖춘 주거복합 건물이 주변 부동산시장을 살리고 있다. 도시정비사업을 통해 다시 태어난 지역 랜드마크 건물이 유동인구를 끌어모으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주변 지역까지 변화시키는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마포한강푸르지오 주변 몸값 껑충

서울 마포구 합정역(지하철 2·6호선) 8번 출구와 연결된 복합건물 ‘마포한강푸르지오’ 주변에는 최근 들어 카페와 특색 있는 맛집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기존 단독주택이나 다세대·연립주택 1층이 빠른 속도로 상가로 리모델링되고 있다. 마포한강푸르지오 주변 건물 가격은 3.3㎡당 5000만원 안팎으로 치솟았다. 최근 2년 새 3.3㎡당 1000만~2000만원 급등했다. 임대료도 2~3년 사이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전용면적 50~66㎡ 1층 상가 월세가 200만~300만원으로 뛰었다.

인근 A공인중개사 관계자는 “2~3년 전부터 서교·상수·연남동 등에서 임대료 상승을 견디지 못한 가게 주인들이 주택가의 무(無)권리 점포를 찾아 옮겨오기 시작했다”며 “목 좋은 곳은 권리금이 6000만~7000만원가량 붙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변화는 마포구에서 가장 비싼 단지로 부상한 최고 37층 높이 마포한강푸르지오가 들어서면서 일어났다. 합정2·3구역을 재개발한 마포한강푸르지오(1·2차)는 아파트 396가구와 오피스텔 448실, 상가(딜라이트 스퀘어 4만5620㎡)로 구성된 복합건물이다. 한강 조망권을 갖춘 초역세권인 데다 홍대상권에 속해 지역 랜드마크로 떠올랐다.

정형근 대우건설 수도2영업소장은 “딜라이트 스퀘어에 동양 최대 규모의 교보서점이 입점하기로 하자 인근 부동산시장이 더 달아올랐다”며 “인근에 자리잡은 YG 사옥 등과 어우러져 기존 홍대상권과 다른 독특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메세나폴리스 주변엔 카페 거리

합정역 9번 출구와 접한 최고 39층 규모의 복합건물 메세나폴리스 주변엔 ‘카페 거리’가 형성돼 있다. 합정균형발전촉진지구를 재개발한 이 단지는 아파트 617가구, 상가 7만3696㎡ 등으로 구성돼 있다. 한강 조망이 가능한 중대형 평형이어서 연예인도 많이 살고 있다. 이 단지가 완공된 이후 주변 단독·다세대·연립주택이 예외 없이 리모델링을 통해 상가로 변신했다.

이 거리의 상가주택 매매가격은 3.3㎡당 6000만~7000만원 선이다. 안쪽 이면도로에 있는 건물 매매가격은 4000만원 안팎이다. 월세는 99~132㎡가 400만~600만원 수준이다. 인근 C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뒷골목의 한 카페는 1층과 지하 1층을 합쳐 월세 1200만원을 주고도 남을 만큼 장사가 잘된다”고 했다.

롯데캐슬골드파크 상가 분양 호조

2010년 육군 도하부대가 떠난 자리에 건설되고 있는 롯데캐슬골드파크(금천구 독산동)도 주변 지역에 호재가 되고 있다. 1~3차로 나눠 건설되는 이 복합단지는 아파트 3171가구, 오피스텔 1138실, 호텔, 판매시설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1차가 지난해 11월 입주하면서 주변이 바뀌고 있다.

단지 내 스트리트형 상가인 ‘마르쉐도르 애비뉴’와 ‘마르쉐도르 960’은 연달아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2~3일 만에 전부 팔렸다. 롯데캐슬골드타워 1차 정문 맞은편 상가인 ‘예일타워’도 정식 분양 전이지만 21실 중 절반 이상이 판매예약됐다. 인근 ‘M타워’ 상가도 162실 중 100여실이 계약을 마쳤다.

주성환 M타워 분양홍보관 본부장은 “롯데캐슬골드타워가 수요자를 끌어모아 상대적으로 저렴한 분양가와 입지를 내세운 주변 상가가 덕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랜드마크 건물 자체뿐만 아니라 주변 지역까지 뜨는 것은 랜드마크 효과로 동네 이미지가 좋아지기 때문이다. 김학경 합정역공인 대표는 “최근 독특한 분위기를 갖춘 가게나 특색 있는 맛집을 찾는 젊은 층이 높은 건물과 대조되는 3~5층 이하 ‘길거리 상권’을 선호하는 트렌드가 맞물려 랜드마크 주변도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주변 지역 호황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란 견해도 있다. 임채우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전문위원은 “복합단지 안에 각종 식음료점과 다양한 놀이 문화공간까지 들어서면 외부 상권은 어지간한 특색과 경쟁력을 갖추지 않은 이상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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