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은 기자 ] 네덜란드계 유명 맥주회사 하이네켄의 ‘붉은 별’ 로고(사진)는 전체주의의 상징일까.
헝가리 정부가 하이네켄의 로고를 겨냥해 ‘전체주의적인 상징을 상업적인 목적으로 써서는 안 된다’는 법안 초안을 지난 20일 의회 토론에 부쳤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21일 보도했다. 초안은 ‘국내 공공질서와 공중도덕에 부합하기 위해’ 나치의 하켄크로이츠나 공산주의자의 붉은 별을 포함한 전체주의적 상징물 사용을 금지하며, 이를 어기면 최고 20억포린트(약 77억원)의 벌금을 물리고 2년 이하 징역에 처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이네켄은 레닌의 볼셰비키가 1917년 러시아에서 10월 혁명을 일으키기 훨씬 전인 1880년부터 5각형 별을 로고로 썼다. 1930년부터 여기에 붉은색을 입히기 시작했는데 헝가리가 공산화된 것은 이로부터 한참 뒤인 2차 세계대전 직후다. 적어도 헝가리 내 전체주의와 하이네켄은 그다지 관련이 없다.
헝가리 정부가 그럼에도 하이네켄을 타깃으로 삼은 것은 빅토르 오르반 총리의 ‘경제적 애국주의’와 관련이 깊다고 FT는 분석했다. 오르반 총리는 외국 기업에 차별적인 규제나 특별세를 물려 통제하려 하는데, 하이네켄도 그 대상이 됐다는 것이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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