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재수술 잘하면 병원 실력 좋다고 입소문"
일부선 "수술 부작용 그늘"
[ 이지현 기자 ] 지난해 동네의원에서 복부 지방흡입 수술을 받은 20대 여성 김모씨. 수술 후 복부 피부가 울퉁불퉁해져 수영장이나 목욕탕을 갈 때마다 신경이 쓰였다. 수술받은 병원에 항의했더니 재수술을 해준다고 했다. 하지만 믿음이 가지 않았다. 김씨는 다른 병원을 수소문해 지방흡입 재수술을 받았다.
고도비만, 관절·척추질환 등의 수술이 보편화되면서 수술 결과에 만족하지 못하거나 부작용이 생겨 재수술을 받는 환자가 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재수술 진료 파트를 보강하고 관련 연구를 늘리는 병원이 많아졌다.
비만특화병원인 365mc는 상반기에 지방흡입 재수술 전문센터를 확장 개원할 계획이다. 이 병원은 2015년부터 재수술 환자를 위한 리커버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들어 재수술 환자가 급증하면서 재수술 전담의사를 별도로 배치하는 등 진료 파트를 대폭 보강하기로 했다. 센터 개설과 함께 지방흡입 재수술 관련 정보를 담은 책을 내고 재수술이 필요한 환자 사례, 수술 방법 등을 안내할 방침이다.
재수술은 피부 레이저 시술이나 가슴 턱 성형 등의 미용치료 분야에서 많이 이뤄졌다. 1차 수술에 실패하거나 수술 효과가 만족스럽지 않은 사람 등이 많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비만 척추 관절 등의 분야에서도 재수술이 많아지고 있다. 동네의원 등에서 이들 수술이 본격화된 지 10년 이상이 지나면서 재발하는 환자가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 연구도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 1월 한상문 강남차병원 고도비만클리닉 교수팀은 고도비만 치료를 위해 밴드로 위 크기를 줄이는 수술(위밴드 수술)을 받은 뒤 실패한 환자에게 위소매절제술이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를 학회지에 발표했다.
자생한방병원은 척추 수술을 받은 뒤 통증이 남았거나 재발한 환자에게 한방통합 치료가 효과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1차 치료보다 어려운 부작용 치료를 잘한다고 하면 치료를 잘한다는 인식을 환자들에게 심어줄 수 있다”며 “재수술 마케팅이 늘어나는 것은 그만큼 수술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람도 많다는 의미”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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