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도약하는 울산·경주·포항] 산·학·관 협력 '최적모델' 울산대의 힘…'4차 산업혁명' 시대 선도

입력 2017-03-23 16:32  

'2017 아시아대학총장회의' 결산

24개국 대학·연구기관 220명 참가해 열띤 토론
대학의 발전 정도에 따라 도시와 국가 미래 판가름
IT·데이터산업 발전 맞춰 대학도 교육과정 변화를



[ 하인식 기자 ] 울산대(총장 오연천)와 울산시가 공동 유치한 ‘2017 아시아대학총장회의’가 지난 16일 ‘4차 산업혁명시대 대학교육이 나아가야 할 길’을 공유하며 사흘간의 일정을 끝냈다.

아시아대학총장회의는 영국의 고등교육평가기관인 THE(Times Higher Education)가 창의적 인재양성과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고등교육 발전을 위해 지난해 홍콩과학기술대에서 처음 개최했다.

이번 울산 회의에는 해외 23개국 65개 대학 141명, 국내 21개 대학 80명 등 모두 24개국 86개 대학과 연구기관 등에서 220여명이 참가했다.

‘가장 혁신적인 대학’으로 손꼽히는 캐나다 워털루대의 페리둔 함둘라푸르 총장, 브라이언 베일리 영국 리즈대 경영자문위원, 세계 최대 출판기업 엘제비어의 지영석 의장, 짐 뉴턴 맥라렌 시장개발본부장, 하라야마 유코 일본 내각부 종합과학기술회의 위원, 김기현 울산시장,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주영섭 중소기업청장,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이관섭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등이 참가했다.

한국에서는 처음이자 최대 규모로 열린 이번 울산 회의는 지방정부와 지역기업이 상생한 산·학·관 협력 사례였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울산회의는 THE가 지난해 4월 스페인에서 열린 ‘설립 50년 미만 세계대학 총장회의(THE Young Universities Summit)’에 오연천 울산대 총장을 ‘산학협력 성공 사례’ 기조연설자로 초청하면서

작됐다. 당시 일본 도쿄에서 유치 신청을 먼저 했지만 THE는 현장실사를 거쳐 산학협력의 최적 모델인 울산대를 개최 대학으로 선정했다.

김기현 시장은 지난 15일 개회식 환영사에서 “인구 20만의 울산이 반세기 만에 인구 120만명의 대도시이자 대한민국 최고 산업도시가 되기까지 커다란 역할을 한 울산대를 보면서 대학이 그 도시의 운명과 국가의 미래를 결정한다는 사실을 실감했다”며 산학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울산대와 THE는 한국 최대 산업도시인 울산에서 열리는 회의라는 점에서 ‘강력한 산학동맹 구축을 통한 미래 창조’를 회의 주제로 정했다.

본회의에 앞서 14일 열린 총장 원탁회의에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 대학의 역할에 대해 논의했다. 이어 16일까지 △협력 및 연구 강화 △창조적 산업 연계와 가치 제고 △울산시 세션: 도시 거버넌스 △성과 보고 △산학 네트워크의 힘 △기업가 정신과 창업 등 6개 세션으로 진행됐다.

오연천 총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 가장 시급한 개혁은 교육과정 개정”이라며 “지난달 기준으로 미국 대학에 450개가 넘는 정보기술(IT) 과학 및 데이터 과학에 대한 정규 학위 과정이 생겨났는데, 아시아대학들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움란 이난 터키 코크대 총장은 “인터넷의 발달로 교수가 알려주는 지식 대부분은 구글링(Googling: 구글로 정보 검색하기) 2분이면 알 수 있는 내용이기에 질문하고 답하는 대화식 수업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학협력 및 연구 강화’ 세션에서 지영석 엘제비어 의장은 ‘대학과 산업 간 협력 극대화’를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대학과 기업의 긴밀함 정도가 인류 발전에까지 영향을 끼친다”며 산학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창조적 산업 연계와 가치 제고’ 세션에서는 전교생 62%가 참가하는 캐나다 워털루대의 인턴십 프로그램, 홍콩폴리텍대가 직접 운영하는 홍콩 ‘톱(Top)4’ 5성급 Hotel ICON에서의 호텔경영학과 수업 등 성공사례가 소개됐다.

‘도시’ 세션에서는 슝쓰둥 중국 쑤저우대 총장이 “3000명이 넘는 쑤저우대 졸업생이 없다면 쑤저우의 많은 중소기업이 인력 공급을 받을 수 없다”며 “도시 발전에서 대학의 역할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울산 회의는 교육과정 개선으로 로봇이 인간을 앞설 수 없는 창의력 교육을 강화하고, ‘동맹’ 수준의 산학협력을 구축해 대학 경쟁력은 물론 기업 가치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는 청사진을 세계 대학이 공유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개최 도시인 울산시는 아시아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주요 대학 및 관계, 경제계 지도자들에게 산업과 생태·문화·관광이 함께하는 글로벌 도시임을 각인시키는 토대를 마련했다.

필 베이티 THE 편집장은 “이번 울산 회의는 대학이 당면한 문제를 세계 전문가들과 함께 고민하면서 한국의 산업현장과 역동적인 도시도 덤으로 경험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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