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 3조'…ING생명 5월 상장

입력 2017-03-23 19:04  

사모펀드가 지분 100% 보유한 기업의 첫 상장 '주목'

상장 위한 증권신고서 제출
공모 규모 최대 1조3400억, 올들어 두 번째 조단위 IPO
MBK, 구주매출 만으로 최소 1조원 회수 방침



[ 이고운 / 좌동욱 기자 ] ING생명보험이 오는 5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공모 규모는 최대 1조3400억원으로 넷마블게임즈에 이어 올해 두 번째 등장한 조(兆) 단위 기업공개(IPO)다. 사모펀드(PEF)가 100% 지분을 보유한 기업의 첫 상장 사례이기도 하다.


◆기대 ‘몸값’ 최대 3조2800억원

ING생명은 23일 공모 규모와 일정을 확정,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회사가 제시한 희망 공모가 범위는 3만1500~4만원으로 공모 규모는 1조552억~1조3400억원이다. 신주 발행 없이 구주매출로만 공모한다. 회사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PEF인 MBK파트너스의 지분 3350만주(지분율 40.85%)가 구주매출로 나온다. 공모 규모로는 삼성물산(1조5237억원·당시 사명 제일모직), 삼성SDS(1조1589억원)에 이어 역대 6~7위 수준이다. 예상 시가총액은 2조5830억~3조2800억원이다.

ING생명은 기업 가치를 3조3216억원(주당 4만508원)으로 전제하고 할인율(1.25~22.24%)을 적용해 공모가를 결정했다. 기업 가치 산정에는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의 평균 주당순자산가치(PBR)와 시가총액 대비 내재가치 비율(P/EV)을 활용했다. MBK파트너스가 당초 ING생명 매각을 시도할 때 기대한 3조원 중반에서 많이 물러서지 않았다는 평가다.

회사는 다음달 6~21일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한 뒤 27~28일 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생명보험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며 성장잠재력이 줄었고 MBK파트너스 이후 최대주주가 확정되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할 때 공모가가 싼 편은 아니라는 의견이 나온다. 하지만 운용자산 대부분을 국공채 등 안전자산 위주로 구성했고 고금리(6% 이상) 확정형 부채의 자산 비중이 상장 생보사 평균(23.5%)의 절반에 못 미치는 10%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는 등 장점을 갖췄다는 평가다. 대표주관사는 삼성증권과 모건스탠리다.

◆상장 통한 자금 회수 성공할까

ING생명 IPO는 PEF가 상장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첫 사례다. PEF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기업의 최초 상장이기도 하다. ING생명 IPO가 성공하느냐에 따라 PEF 인수 기업의 상장이 뒤따를 수 있어 주목된다. VIG파트너스(옛 보고펀드)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삼양옵틱스가 지난 1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것 외에는 비슷한 사례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

MBK파트너스는 일단 상장을 통한 구주매출만으로 최소 1조423억원(공모금액에서 각종 비용 제외)을 회수한다는 목표다. MBK는 2013년 12월 약 1조8000억원(차입금 약 7200억원)을 들여 ING생명을 인수했다. 남은 지분(59.15%)은 회사 경영 의사가 있는 개인이나 법인, PEF에 향후 블록딜 형태로 넘길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경영권 매각이 불발하면 MBK파트너스가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는 한도에서 일부 지분만 매각할 가능성도 있다.

보험업계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내 2~3위를 다투는 교보생명이 ING생명 공모 흥행 여부를 지켜본 뒤 IPO를 검토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교보생명은 어피너티 컨소시엄(어피너티, IMM PE, 베어링PEA, 싱가포르투자청) 등 재무적 투자자(FI)들이 전체 지분의 약 49%를 보유하고 있다. 충분히 높은 공모가를 받을 수 있다면 교보생명 상장을 통한 투자금 회수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이고운/좌동욱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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