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정 금융부 기자) 최근 은행권에서 착한 수수료, 착한 판매 보수 등을 앞세운 착한 금융이 화두입니다. ‘착하다’의 사전적인 의미는 ‘언행이나 마음씨가 곱고 바르다’입니다. 은행권에서 착한 금융은 고객들에게 더 많은 수익을 돌려주는 상품이라는 의미로 쓰이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국민은행입니다. 국민은행은 24일부터 수익률에 따라 고객이 부담하는 펀드 보수가 달라지는 ‘고객 수익연동 보수 인하 펀드’를 판매합니다. 지금까지 각 금융회사가 판매하는 펀드상품의 보수는 고객 수익률이 저조해도 일률적으로 적용돼왔습니다.
이 상품은 목표수익률 달성 여부에 따라 판매·운용 보수를 인하하도록 보수 체계를 바꿨습니다. 투자 개시 후 6개월 이내 목표수익률을 달성하지 못하면 판매 보수를 50% 인하합니다. 1년까지도 달성하지 못하면 판매 보수가 50% 추가로 인하되고, 운용 보수도 50% 인하되는 구조입니다.
과거 은행들은 ‘고객 수익률 보다 판매 보수에만 관심이 있다’는 눈총을 받았던 게 사실입니다. 상품 판매 때는 각종 투자 매력을 설명하더니 막상 판매 후에는 수익률 관리에 소홀해 판매 수수료에만 관심이 있는 것 아니냐는 고객들의 볼멘소리가 많았습니다.
이런 인식을 없애기 위해 ‘고객이 돈을 벌지 못하면, 은행도 수수료 수익을 챙기지 않겠다’고 말할 수 있는 상품을 내놓은 겁니다. 국민은행은 고객 수익과 연동된 금융상품을 꾸준히 선보일 방침이라고 하네요.
신한은행도 비슷한 성격의 금융상품을 내놨습니다. 고객 수익률과 은행 수익이 연동되도록 한 ‘동고동락(同苦同樂) 신탁’입니다. 기존 신탁 수수료를 낮춰 고객의 목표수익률을 조기 달성하도록 했습니다. 목표수익률에 도달하게 되면 성과 보수 형태로 은행에 수수료를 일부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시장 상황이 급격하게 변해 신탁 만기인 2년 이내 목표수익률에 도달하지 못하면 은행은 성과 보수를 포기하게 됩니다. 고객의 투자 부담을 은행이 함께 지겠다는 취지입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객 수익률과 은행 수익이 직결되면 아무래도 은행원들이 고객 자산을 자신의 돈처럼 운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은행에 대한 고객의 믿음과 신뢰도가 커지고 고객 자산에 대한 더욱 체계적인 사후 관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윈윈”이라고 전하더라고요. 소비자들의 호응이 좋은 만큼 앞으로 이런 착한 금융상품은 다양한 모습으로 계속 확대될 듯 합니다. (끝) /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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