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테러현장서 경찰 쓰러지자
얼굴, 옷에 피 묻혀가며 응급처치
[ 이상은 기자 ]
영국 런던 의사당 인근에서 테러사건이 발생하자 앞뒤 가리지 않고 뛰어들어 칼에 찔린 경찰관의 응급조치에 나섰던 토비어스 엘우드 영국 하원의원(보수당·51)이 영국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23일 파이낸셜타임스 등 영국 언론들에 따르면 영국 보수당 하원의원으로 외무차관을 맡고 있는 엘우드는 전날 테러범에게 공격당해 쓰러진 경찰관 키스 파머(48)에게 달려가 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상처를 지혈하고 인공호흡을 시도했다. 파머 경관은 결국 사망했지만 얼굴과 손, 옷 등에 피가 묻은 엘우드 의원이 목례 후 자리를 뜰 때 시민들은 그를 꼭 안아주며 고마움을 표했다.
엘우드 의원은 군인 출신이다. 왕립그린재킷(경보병대) 소속 장교로 1991년부터 1996년까지 북아일랜드와 쿠웨이트 등에서 복무했다. 2005년 총선에서 하원의원으로 당선됐다.
그의 남동생 조너선은 2002년 인도네시아 발리 나이트클럽에서 폭탄 테러가 벌어졌을 때 사망했다. 당시 엘우드가 직접 현지에서 동생 시신을 수습해 왔으며, 영국 정부의 부적절한 테러 대응 방식에 크게 분노했다는 이야기도 뒤늦게 다시 회자되고 있다.
영국 런던 경찰청이 52세 남성 칼리드 마수드라고 신원을 공개한 이 테러범은 테러 발생 당일 오후 2시40분께 관광객이 많이 모여드는 웨스트민스터 다리의 인도를 차로 돌진해 여러 사람을 쓰러뜨린 뒤 철로 된 담장에 부딪혀 멈췄다. 차에서 빠져나온 그는 여러 차례 총을 쏘고 칼을 휘두르며 파머 경관 등을 공격하다가 무장경찰의 대응사격을 받고 사망했다. 이 사건으로 최소 5명이 사망하고 40여명이 다쳤다. 당일 현장에 있던 한국인 여행객 중에서도 60대 여성 1명이 난간에 부딪혀 뇌출혈을 일으키는 등 5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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