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로 경영진, 표대결서 1·2대주주에 승리

입력 2017-03-24 19:05  

상장사 924곳 '슈퍼 주총데이' 현장 가보니

박승언 대표이사 재선임에 소액주주 찬성표 대거 몰려
대한방직·네오디안테크 경영진, 소액주주와 표대결서 승리
한국금융지주, 미국 금융사 투자 검토…NHN엔터, 간편결제 부문 분할



[ 김익환/나수지/하헌형 기자 ]
‘슈퍼 주총 데이’로 관심을 모았던 24일 상장사 924곳의 정기 주주총회가 동시에 열렸다. 미래에셋대우 한국금융지주 NHN엔터테인먼트 등 주총에서는 회사 경영진이 사업 개편과 실적 향상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해 주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카프로 대한방직 네오디안테크놀로지 등에선 경영권을 놓고 표 대결이 벌어지면서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관심을 끌기도 했다.

◆표 대결 붙은 카프로·대한방직

서울 서린동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열린 카프로 주총에서는 박승언 대표의 재선임 안건을 놓고 현 경영진과 1·2대주주 효성(지분 11.56%)·코오롱(9.56%) 간 표 대결이 벌어졌다. 소액주주의 찬성표가 몰린 현 경영진이 승리해 재신임이 가결됐다.

앞서 효성은 카프로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2685억원의 누적 적자를 낸 것에 책임을 물어 박 대표 재선임에 반대해달라고 주주들에게 요청했다. 코오롱도 자사 의결권을 효성에 넘기며 박 대표 재신임 부결에 힘을 실었다. 박 대표 측은 지난해 하반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는 점을 내세워 소액주주들을 설득해 왔다.

양측은 이날 주총에서 첨예하게 맞섰고 주주 간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소액주주가 박 대표의 손을 들어준 것은 회사가 올해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되고 주가가 최근 6개월 새 60.0% 오른 점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한방직 경영권을 둘러싼 회사 측과 소액주주 간 ‘힘겨루기’에선 현 경영진이 승리했다. 서울 여의도 사학연금회관에서 열린 이날 주총에서 회사가 추천한 설범 회장과 김인호 대표이사의 재선임 안건이 통과됐다. 소액주주가 제안한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3명의 선임 안건은 부결됐다.

서울 구로구 대륭포스트타워에서 열린 네오디안테크놀로지 주총에서도 회사와 소액주주가 경영권을 놓고 맞섰다. 표 대결 끝에 회사에서 제안한 사내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안건이 통과되며 이변 없이 마무리됐다.

◆사업 확장 잇따라

조직을 재편하고 신사업을 추진하는 상장사들의 결정도 잇따랐다.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부회장은 서울 을지로 센터원에서 열린 주총에서 “운용하는 연금자산 규모를 현 8조원에서 올해 말까지 10조원대로 늘릴 것”이라며 연금 분야에 사업의 주안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늘어난 자기자본을 재원으로 인공지능(AI), 무인자동차를 비롯한 4차 산업혁명 관련 산업에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소개했다.

한국투자증권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의 김남구 부회장은 서울 여의도 한투 사옥 주총장에서 “미국 금융투자회사에 지분을 투자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전략적 제휴를 맺어 금융상품의 독점판매권을 확보하고 선진 금융기법을 습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 상반기 출범하는 자회사 카카오뱅크와의 협력, 투자은행(IB) 사업 강화 등이 주요 경영 목표라고 강조했다.

NHN엔터테인먼트는 간편결제 사업부문과 광고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NHN페이코’(가칭)를 설립하는 내용의 분할 안건을 처리했다. “사업부문을 분할해 각 사업부문의 전문성을 높이고 책임경영체제를 확립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엔씨소프트는 전자금융·전시공연·부동산개발, LF는 관광숙박·테마파크운영 사업, 동부는 전기차·충전소 사업 등을 각각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김익환/나수지/하헌형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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