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습 완전히 드러낸 세월호…숱한 의혹 풀릴까
인양 나흘 만에 사실상 마무리
선체 내부 기름·물 제거 후 이르면 28일 목포신항 도착
'모듈 트랜스포터'로 부두에 옮겨
내달 3~5일 본격 조사 착수…미수습자 9명 최우선 수색
선체조사위 구성 완료
잠수함·암초 충돌설 등 제기된 의혹·침몰 원인 규명
[ 오형주 기자 ]
반잠수선에 실려 물 위로 완전히 떠오른 세월호가 목포로의 ‘마지막 항해’를 위한 출발 준비를 마쳤다. 이제 관심은 미수습자 수색과 사고 원인 등을 규명하기 위한 단서가 될 ‘세월의 흔적’으로 옮겨지고 있다.
◆완전히 모습 드러낸 세월호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26일 0시 세월호 선체를 실은 반잠수선 ‘화이트마린’이 수면 위 16m까지 부양을 완료했다. 반잠수선은 16m까지 부상하면 항해를 시작할 수 있다.
세월호 선체는 전날 오후 9시15분 반잠수선이 9m까지 부양하면서 물 밖으로 완전히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22일 시험인양부터 나흘간 이뤄진 세월호 인양은 이것으로 사실상 마무리됐다.
이제 목포신항 부두에 세월호를 안전히 옮기는 일만 남았다. 세월호를 목포신항 부두에 거치하기 위해선 우선 배 안에 남은 바닷물과 기름 등을 빼내야 한다. 배수 작업은 세월호 선체 창문과 출입구 등 틈으로 물이 빠져나오도록 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배수가 끝나면 세월호는 반잠수선과 단단히 묶인 뒤 목포신항으로 출발한다. 배수 등 작업에 걸리는 시간과 이동거리 등을 고려할 때 목포신항 도착시점은 28~30일께로 예상된다.
◆부두 거치도 ‘고난도’
세월호는 목포신항에서도 가장 지반이 견고한 철재부두에 거치된다. 3만3000㎡ 규모 철재부두에 세월호를 거치하기 위해 해수부는 오는 7월20일까지 4개월간 항만을 임차했다.
부두에 세월호를 올리는 것도 인양 못지않게 상당한 고난도 작업이다. 원래 세월호 무게는 6825t 정도지만 침몰로 선박 내에 각종 퇴적물 등이 쌓이면서 1만t까지 증가했다.
세월호를 부두까지 옮기는 역할은 ‘모듈 트랜스포터’가 맡는다. 주로 조선소에서 대형블록 등 중량물 운반에 사용되는 모듈 트랜스포터는 금속판 밑에 서로 연결된 고무바퀴가 장착돼 있다. 1개 줄당 76대씩 6개 줄 456대가 서로 연결돼 있어 반잠수선 갑판에 설치된 3개 줄의 데크(거치대) 밑으로 들어가 세월호를 떠받친 뒤 이동시킬 수 있다. 작업 과정에서 세월호 선체를 파손하지 않기 위해선 바다에 떠 있는 반잠수선의 균형을 유지해야 해 까다로운 작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선체조사위 출범
목포신항 부두에 세월호가 완전히 거치되는 다음달 3~5일부터는 선체 조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그동안 세월호의 침몰 원인 등을 둘러싸고 무수히 많은 의혹과 문제 제기가 있었다. 사고 직후 수사당국과 정부는 세월호가 과적으로 선체 복원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부적절한 조타로 화물이 기울어 균형을 잃고 침몰했다고 결론 냈다. 그러나 세월호가 바닷속 암초나 잠수함 등 다른 물체에 부딪쳐 쓰러졌다는 ‘외력 작용설’ 또한 제기됐다.
일단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낸 세월호에서 균열 등 외부 충격에 의한 흔적은 특별히 발견되지 않고 있다. 다만 선체가 왼쪽으로 누워 있어 선체 좌측의 상황은 아직 알 수 없다.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은 인양 과정에서 선체 일부가 훼손돼 사고 원인 규명과 미수습자 수색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 24일에는 인양에 큰 장애물로 꼽힌 좌측 램프(자동차가 드나들 수 있는 다리형 구조물)가 절단됐다. 해수부 관계자는 “바닷속에 가라앉은 램프는 인양해 목포신항에 거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세월호 선체 조사를 맡은 선체조사위원회는 24일 구성을 완료하고 출범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8일 국회 본회의가 의결하면 최장 10개월간 활동에 들어간다.
국회 추천 5명, 희생자 대표 추천 3명 등 8명이 위원으로 선출됐다. 더불어민주당은 김창준 변호사, 국민의당은 김철승 목포해양대 국제해사수송과학부 교수를 추천했다. 자유한국당은 김영모 한국해양수산연수원 명예교수와 이동곤 조선해양플랜트협회 기술협의회 위원, 바른정당은 장범선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를 추천했다. 세월호유가족협의회는 공길영 한국해양대 항해학부 교수와 권영빈 변호사, 해양선박 관련 민간업체 직원으로 알려진 이동권 씨를 추천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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