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재원 기자 ] “그의 리더십과 비전은 삼성을 글로벌 리더로 만들었고, 오늘날 우리가 컴퓨터 스마트폰 등 각종 기기로 연결되는 스마트한 환경을 구축하는 데 기여했다.”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사진)에 대한 세계 최대 반도체 연구소 Imec의 평가다.
김 사장은 지난 24일 Imec이 선정한 혁신공로상(Lifetime of Innovation Award) 수상자로 뽑혔다. 한국인으로는 처음이다. 시상식은 오는 5월16일 벨기에 앤트워프에서 열린다.
Imec은 벨기에 프랑스 네덜란드 등 3개국이 1984년 함께 설립한 연구소다. 2015년 반도체산업에 뛰어난 공헌을 한 사람을 기리기 위해 혁신공로상을 제정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수탁 생산) 사업 개념을 업계에 도입한 대만 TSMC의 모리스 창 회장이 2015년 이 상을 탔고, 지난해에는 인텔 공동 창업자이자 무어의 법칙(반도체 집적회로의 성능은 18개월마다 두 배로 증가한다)을 주창한 고든 무어가 주인공이었다.
룩 반 덴 호페 Imec 최고경영자는 올해 수상자가 된 김 사장에 대해 “30년 넘게 삼성의 혁신 원동력이었으며 메모리와 컴퓨팅 분야에서 기술적 돌파구를 마련해온 산업계의 등대였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1981년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그는 지난 36년간 D램 고집적화에 핵심 역할을 맡아 최연소 이사대우 승진, 최연소 사장단 합류 등 고속승진을 이어왔다. 2003년엔 본인 이름을 딴 연구실을 갖는 ‘삼성 펠로’로 선정됐다.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장, 메모리사업부장, 삼성종합기술원장,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를 거쳤다. 그는 평소 “기술의 한계는 없으며 단지 우리가 해결책을 찾지 못했을 뿐”이라며 개발의 고삐를 죄는 것으로 유명하다. 미국전기전자학회(IEEE) 석학회원이며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이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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