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현대백화점·신세계 "백화점 안 열어도 아울렛은 연다"

입력 2017-03-26 19:34   수정 2017-03-27 05:35

신세계 시흥프리미엄아울렛 내달 6일 개장

롯데·현대도 올해 추가 개장…나들이 가는 '몰링족' 겨냥
유통3사 작년엔 면세점, 올해는 교외형 아울렛 '격돌'



[ 배정철 기자 ]
신세계가 4월6일 경기 시흥 배곧신도시에 프리미엄 아울렛을 개장한다. 신도시 네 곳이 동시에 개발되고 있는 시흥시에 들어서는 첫 번째 아울렛이다. 현대백화점도 상반기 서울 잠실 가든파이브점을 열 계획이다. 롯데쇼핑은 하반기에 경기 고양 원흥에 롯데프리미엄아울렛을 연다.

아울렛이 ‘백화점 재고 처리하는 곳’에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쇼핑공간’으로 재평가되면서 성장이 정체된 백화점과는 달리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백화점은 열지 않아도 아울렛은 연다’는 게 대형 유통업체의 공통된 생각이다.

◆재고 파는 곳에서 ‘몰링’ 장으로

아울렛은 크게 도심형과 교외형으로 나뉜다. 요즘 트렌드는 도심을 벗어나 다양한 즐길거리를 제공하는 ‘교외형’ 아울렛이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아울렛 시장은 약 9조2000억원 규모로 교외형이 12.5%, 도심형이 2.6% 성장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음달 6일 문을 여는 신세계 시흥 프리미엄 아울렛 역시 주말 나들이객을 겨냥했다. 건물을 스페인풍으로 꾸미고 기존 프리미엄 아울렛보다 편의시설과 놀이시설을 더 많이 배치했다. 매장 옥상엔 스카이가든과 풋살장이 들어서고, 아울렛 중앙에도 연못이 있는 센트럴 가든을 조성해 쇼핑객이 가족과 산책할 수 있도록 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시흥 아울렛은 일종의 복합 쇼핑 리조트로 일상에 지친 도시인들이 힐링할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4월에 문을 연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도 비슷한 개념으로 지어졌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개장식 때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라이프 스타일 공간으로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 아울렛이 처음 생기던 시기엔 백화점 재고상품을 싸게 파는 데 집중했지만 지금은 ‘몰링’(malling: 쇼핑+문화체험)을 즐기는 가족 단위 쇼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식음료(F&B)부문과 각종 이벤트를 강화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아울렛에서 30~40대 남성들의 매출이 늘어난 것도 가족 단위 아울렛 쇼핑객이 증가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현대백화점 김포 프리미엄 아울렛의 여성 평균 매출 증가율은 8%인 반면 남성들은 두 배에 가까운 15%에 달한다.

◆백화점 침체 아울렛으로 상쇄

아울렛의 성장세가 두드러지자 유통업체들도 꾸준히 투자 계획을 세우고 있다. 2~3%대 성장에 머물러 있는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정체를 상쇄할 성장동력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은 2020년까지 매년 아울렛을 한 개 이상 출점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남양주점(2019년), 현대시티아울렛 동탄점(2019년), 현대백화점 여의도 파크원점(2020년) 등을 차례로 연다.

국내 유통컨설팅업체 델코는 유통업체들의 출점 계획 등을 감안할 때 아울렛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연 7.3%씩 성장해 오프라인 매장 중 편의점과 면세점 다음으로 성장세가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렛 시장 규모가 지난해엔 백화점의 48% 수준이었지만 2020년까지 백화점의 60% 수준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선 경쟁적인 아울렛 출점이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출을 줄여 ‘제살 깎아먹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최민서 델코컨설팅 대표는 “아울렛이 빠르게 늘어나면 백화점에서 넘길 수 있는 재고 물량이 부족해 아울렛 자체 기획 상품을 많이 내놓게 되는 등 제품 품질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2020년쯤엔 아울렛사업도 성숙기에 접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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