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징=김동윤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달 6~7일 정상회담을 한다고 중국 외교부가 30일 발표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열리는 미·중 첫 정상회담이다. 북한 핵문제도 핵심 의제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달 6~7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라라고리조트에서 정상회담을 한다고 밝혔다. 마라라고리조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별장이다.
이번 정상회담은 트럼프 집권 1기 4년간 미·중관계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를 가늠할 시금석 역할을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통령 선거기간 이후 중국을 집중적으로 공격해 왔다. 중국이 환율 조작, 덤핑 공세 등으로 미국의 일자리를 ‘강탈’해가고 있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일관된 주장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이던 작년 12월 초 그동안의 관례를 깨고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중국 정부가 금과옥조로 여겨온 ‘하나의 중국’ 원칙을 깰 수 있음을 시사해 중국 정부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지난달 10일 시진핑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 간 첫 전화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한다”고 밝히면서 미·중 정상회담은 급물살을 탔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북한 핵문제가 중요한 의제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양국 간 무역역조와 위안화 환율 조작 이슈,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미·중 양자 간 투자보장협정(BIT) 등도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 문제 역시 회담에서 다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미국 내 중국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 경제 활성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건 트럼프 대통령에게 시 주석이 BIT라는 ‘선물’을 안겨주는 대신 남중국해, 대만 문제 등에서 미국의 양보를 얻어낼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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