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체 수색은 10일께 착수
미수습자 수색 방식 놓고 유족들·해수부 진통 예상
[ 오형주 / 최성국 기자 ]
세월호가 31일 목포신항에 도착하며 ‘마지막 여정’의 마침표를 찍었다. 침몰 사고가 발생한 2014년 4월16일로부터 1080일 만이다. 인양은 끝났지만 아직 돌아오지 못한 미수습자 9명을 찾고 구체적인 침몰 원인 등을 규명하는 일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오는 6일께 육상으로
세월호를 실은 반잠수선 ‘화이트마린’은 이날 오후 1시께 목포신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22일부터 시작된 세월호 인양 작업은 이것으로 마무리됐다.
세월호는 오전 7시께 반잠수선 고정 등 모든 작업을 마치고 동거차도 인근 해역에서 목포신항으로 출발했다. 당초 목포신항까지 105㎞ 거리를 시속 13~18.5㎞ 속도로 항해해 오후 2시30분쯤 도착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1시간30분 정도 일찍 도착했다.
바닷길엔 새벽부터 비가 내렸지만 파도가 1m 이내로 잠잠해 운항 여건은 좋은 편이었다. 해경 경비함정 5척이 반잠수선을 호위했다. 미수습자 가족도 어업지도선에 올라 세월호의 마지막 길을 뒤따랐다. 이철조 해양수산부 세월호인양추진단장은 “세월호 선내 유류혼합물 제거와 배수 등 준비작업을 거쳐 오는 6일께 세월호를 육상으로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세월호를 육상에 올리기 위해선 반잠수선의 선미가 부두에 맞닿아야 한다. 세월호를 육상으로 운반할 ‘모듈 트랜스포터’ 진입을 위해서다. 반잠수선과 세월호를 고정한 용접 부위 50곳을 해체하고 기름과 바닷물 등을 빼내는 작업도 필요하다.
선미 접안 후엔 모듈 트랜스포터 462대를 동원해 거치 작업에 들어간다. 1대당 26t의 중량을 들 수 있다. 모듈 트랜스포터는 반잠수선 갑판에 설치된 3개 줄의 데크(거치대) 밑으로 들어가 세월호를 떠받친 뒤 육상으로 옮긴다. 해수부는 바다에 떠 있는 반잠수선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조류 간만의 차가 작은 소조기(4~8일)에 이 작업을 할 계획이다.
◆미수습자 수색 방식 이견
육상 거치가 완료되면 10일께부터 미수습자 수색과 함께 본격적인 사고 원인 조사가 시작된다. 선체 조사 방식 등 구체적인 방법은 29일 출범한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가 해수부와 논의해 결정한다. 미수습자 유해 수습 등을 위해 목포신항엔 해수부를 중심으로 국민안전처, 보건복지부, 경찰청 등 10개 관계기관 인력 100여명으로 구성한 정부 합동 현장수습본부가 설치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해경 직원 등을 주축으로 한 신원확인팀도 꾸려졌다.
미수습자 수색 방식을 정하는 과정에서 다소 진통이 예상된다. 해수부는 미수습자 수색을 위해 세월호 객실 부분을 절단해 똑바로 세우는 ‘객실 직립’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아파트 9층 높이(22m) 선체가 옆으로 누워 있어 그대로 들어갈 경우 안전성 담보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세월호 유가족들은 선체를 잘라내면 침몰 원인 등을 규명할 수 있는 증거가 훼손된다며 반대한다. 김창준 선체조사위원장도 “선체를 절단하다가 전기계통 등이 훼손될 수 있어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아직 돌아오지 못한 9명을 찾는 기적이 일어나길 애타게 바라고 있다. 온갖 어려움을 뚫고 세월호를 통째로 인양한 목적도 미수습자 9명을 온전히 찾기 위해서다. 배를 타고 세월호의 마지막 여정을 뒤따른 가족들은 세월호를 향해 “이젠 집에 가자”란 말을 연신 읊조렸다. 미수습자 조은화 양의 어머니 이금희 씨는 “바다에서도 건져 올렸는데 배에서 못 찾겠느냐”며 “안 된다던 인양도 했으니 다 이겨낼 것”이라라고 말했다.
오형주/목포=최성국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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