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순 디지털전략부 기자) "경쟁은 격화할 것이고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AI 등 신기술 적용이 중요해질 것이다"
얼마 전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주최한 '변화하는 미디어 회의(Changing Media Summit)'에서 언급된 이야기다. 초청 연사인 미국 미디어 대행사 <제니스>의 톰 굿윈(Tom Goodwin) 혁신부문 부사장은 '올해부터 주목할 미디어 업계 이슈' 발표에서 새로운 기술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톰 굿윈은 "젊은 세대일수록 소셜미디어 같은 디지털 미디어는 일상 그 자체가 됐다"면서 "이들의 삶을 이해하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바일과 TV 등 각각의 기기에서 콘텐츠 이용환경에 제약이 없는 만큼 기기보다는 '콘텐츠' 그 자체에 의미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론계에서는 쇼핑을 할 때 가이드 역할을 해주는 '서비스 저널리즘'까지 등장했다. 지난해 소비자가 물건을 구매할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품 추천 서비스' 매체를 인수한 <뉴욕타임스>가 대표적이다.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서려는 접근이다.
이용자 개인의 콘텐츠 소비행태 진단도 더욱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연령대별로, 시간대별로 어떤 콘텐츠를 소비하는지 '패턴'을 파악하고 이를 콘텐츠 생산과정에 수렴하는 활동이다.
톰 굿윈은 "더 나아가 콘텐츠에서 오감을 느끼는 몰입 경험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VR, AR 등 신기술을 준비해야 한다는 의미다. 저렴해지는 기기 구입비용을 고려할 때 대중화는 시간문제라는 시장예측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오프라인 가구매장에서 증강현실을 이용해 최적의 선택을 돕는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 검토를 하는 <아마존>의 행보도 눈길을 끈다. 마케팅 업계에서는 이커머스를 즐기는 것으로 설정하고 편의성을 대폭 높이려는 시도가 앞다퉈 나오고 있다.
미디어 이용자에게 익숙한 '소리'도 '음성인식' 기능에 힘입어 더 인기를 끌 것으로 보고 있다. 이용자의 음성을 로봇(AI)이 인식해 관련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물론 TTS(Text to Speech, 문자를 음성으로 인식하는 기술), STT(Speech to Text, 음성을 문자로 인식하는 기술), 인공신경망 번역엔진 등 기반기술의 진화에 의해 자동차, 가정 등 다양한 공간에서 활용성이 커질 것이다. 스크린 스페이스의 종언이 앞당겨지는 만큼 '디자인' 분야에서도 큰 변화가 예고되는 대목이다.
국내외 언론에서 신기술을 활용한 뉴스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는 것과는 별개로 묵중한 논란도 적지 않다. 특히 인공지능(AI)은 이미 알고리즘을 거쳐 로봇저널리즘까지 뉴스생산 자동화, 프라이버시 침해 등 직업 정체성과 같은 노동문제, 직업윤리의 문제를 던지고 있다.
이렇게 신기술은 언론환경의 큰 변화를 예고한다. 현재에도 콘텐츠의 성격과 유형, 기자의 업무 내용과 역할, 뉴스조직과 비즈니스모델의 재구성 등이 이뤄지고 있다. 관건은 신기술을 도입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이용자와 지속적인 관계 증진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제프 자비스 미국 뉴욕시립대 저널리즘경영대학원 교수는 "2020년 미디어는 가치를 나누는 사람들의 거대한 네트워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통매체의 디지털 신기술 적용 목적과 가치는 뉴스 이용자 즉, 오디언스를 뉴스 생산과정에 참여시키는 '협력저널리즘'의 파트너로 상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공감, 참여, 공생의 오디언스 발굴 모델이 절실한 때다. (끝) / soon6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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