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단일화 놓고도 연일 '독설'
[ 김채연 기자 ] 보수 진영의 홍준표 자유한국당,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가 연일 거침없는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후보 단일화에 대비해 기선을 제압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홍 후보는 2일 선거대책회의에서 “바른정당은 한국당에서 일부 떨어져 나간 작은 집에 불과하다”며 “본선에 가면 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 구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 후보를 겨냥해선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돼 가출 사유가 없어졌으니 돌아와야 하는데 자꾸 조건을 내거는 건 보수 우파 진영을 궤멸시키려는 의도”라며 “어린애도 아니고 응석 부리는 건 옳지 않다”고 쏘아붙였다. 홍 후보는 전날엔 유 후보의 한국당 친박(친박근혜)계 청산 요구에 대해 “쫓아낼 당헌·당규가 있느냐”며 거부했다. 또 “유 후보가 대통령 선거 보조금 50억원을 받고 안 한다고 하고 합당하면 정치적 사망”이라며 유 후보가 완주할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유 후보는 이날 “바른정당이 한국당으로 돌아가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한국당이 빨리 해체돼 그(홍준표) 후보는 그만두고 바른정당에 올 분은 오는 게 맞다”고 받아쳤다. 중도사퇴론에 대해서도 “막말하기로는 홍 후보를 어떻게 당하겠느냐”고 비꼬았다.
두 후보의 악연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7월 치러진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홍, 유 후보는 각각 친이(친이명박), 친박계를 대표해서 출마해 1, 2위로 당선됐으나 각종 정책 현안을 놓고 사사건건 부딪혔다. 그해 12월 디도스 파문을 계기로 유 후보와 함께 남경필, 원희룡 최고위원이 동반 사퇴하면서 홍 대표 체제는 7개월여 만에 무너졌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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