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커뮤니케이션 창구 사라져
사회봉사단 등도 존폐 '기로'
[ 박재원 기자 ]
‘인재·기술·인류공헌.’
삼성의 경영철학이 담긴 그룹 인터넷 홈페이지가 폐쇄된다. 삼성그룹의 역사, 이병철 창업주와 이건희 회장의 경영 스토리를 다룬 콘텐츠 등도 다른 사이트로 이관 없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삼성에 따르면 그동안 그룹 차원에서 운영해오던 홈페이지와 블로그 서비스가 3일부터 종료된다. 2월28일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한 달여 만에 그룹 차원의 모든 커뮤니케이션 창구가 사라지는 셈이다.
그룹 홈페이지는 온라인상에서 유일하게 ‘인재·기술·인류공헌’이라는 삼성의 경영철학 등을 소개하고 있는 곳이다. 각 계열사는 이를 바탕으로 경영원칙을 세우고 있다. 이곳에는 “삼성은 기업을 통해 국가와 인류사회에 공헌하고 봉사하는 사업보국 정신을 실천한다”는 고(故) 이병철 회장의 사업보국 철학과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등 삼성을 이끌어온 가치와 그룹 성장사의 핵심 내용이 압축돼 있다.
계열사마다 운영하는 홈페이지에는 각사 연혁을 간략히 소개하고 있을 뿐 그룹 전반의 내용을 다루진 않는다. 삼성 관계자는 “그룹 홈페이지에 있던 여러 콘텐츠는 계열사로 이관되지 않고 모두 폐기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그룹 홈페이지를 통해 “2017년 4월3일 삼성그룹 홈페이지 서비스가 모두 종료된다”고 밝혀왔다. 삼성그룹 공식블로그 ‘삼성이야기’도 “3일 삼성이야기 서비스가 모두 종료된다”며 “앞으로 삼성 각 회사 블로그와 뉴스룸을 찾아달라”고 공지했다.
그룹 홈페이지에 일괄 공지하던 채용공고도 올 하반기부터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각사에서 관리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채용 시기에 맞춰 반도체부문 홈페이지인 삼성반도체이야기를 통해 ‘어바웃DS’라는 별도의 직무소개 글을 게재하며 독립 체계를 구축했다.
앞서 삼성그룹은 그룹 사내 커뮤니케이션 채널인 사내방송(SBC) 등을 중단했다. 그룹 명의로 운영하던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카카오톡 등은 삼성전자 뉴스룸 등으로 이름을 바꿨다. 회사 측은 “그룹 차원에서 해오던 모든 것을 폐지한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며 “다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은 기존 사용자 편의를 위해 삼성전자 계정으로 탈바꿈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룹에서 진두지휘하던 삼성사회봉사단과 삼성경제연구소 등도 존폐 기로에 있다. 일각에서는 이재용 부회장 구속 수사 등 당면한 과제가 해결되면 하나씩 해체 수순을 밟아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각 회사가 대표이사와 이사회를 중심으로 자율경영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그룹에서 해오던 사회공헌 등의 업무를 계열사로 옮기지 않으면 더 이상 조직을 이어 나갈 명분이 없다는 게 삼성 측 설명이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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