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선 '몸값 띄우기' 지적도
[ 김동욱 기자 ]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일본 도시바의 반도체사업 부문 인수전에 애플과 구글, 아마존 등 미국 정보기술(IT) ‘거인’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바 반도체사업 인수전의 판이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1일 “도시바 반도체사업 매각 입찰에 미국 구글과 아마존도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반도체 업체 외에도 애플을 포함해 자금력이 풍부한 IT 대기업이 두루 참여하는 등 대규모 쟁탈전으로 발전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애플과 아마존, 구글의 입찰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다. 애플은 아이폰 등 주요 제품의 안정적인 메모리 반도체 공급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글과 아마존은 클라우드컴퓨팅사업에 필요한 반도체를 원활하게 확보하기 위해 도시바 인수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언론과 달리 월스트리트저널이나 파이낸셜타임스 등은 애플, 아마존, 구글의 도시바 인수전 참여 여부를 보도하지 않고 있다.
이들 비반도체 업종 미국 IT기업이 도시바 인수에 따른 직접적인 시너지 효과를 노리기보다는 도시바의 몸값을 올려 경쟁사 부담을 키우기 위해 입찰에 참여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도시바 반도체사업 부문 입찰에는 10여개 회사가 참여했다. 미국 기업으론 도시바와 제휴 중인 웨스턴디지털과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이 지목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 사모펀드(PEF) 실버레이크 파트너스와 반도체 제조업체 브로드컴이 2조엔(약 20조원) 이상의 입찰가를 써냈다”고 보도했다. 한국 SK하이닉스와 대만 훙하이(폭스콘) 등도 인수 의향서를 제출했다.
도시바의 지난해 낸드플래시 부문 글로벌 시장점유율(19.6%)은 삼성전자(35.4%)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했다. 도시바는 오는 6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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