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정체성' 각인 포석
[ 서정환 기자 ]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를 비롯한 야권 인사들이 3일 제주 4·3사건 69주년 추념식이 열린 제주로 달려갔다.
안 전 대표의 추념식 참석은 자신의 야권 정체성을 강조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제주 4·3평화공원에서 열린 추념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평화는 다음 세대를 위한 최선의 약속이고, 4·3은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우리의 산 역사”라며 “제 모든 능력을 다해서 평화로 가는 길을 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이 되면 내년 70주년 추념식 행사에 반드시 참석하겠다”고 약속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일정을 조정하면서까지 4일 경선이 치러지는 충청권 대신 제주행을 택했다.
다른 야권 인사들도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피해자 명예를 회복하고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추념식에 참석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들어서서 국민과 분리하면서 과거로 회귀하려는 시도가 있었다”며 “새로운 민주정부가 탄생하면 미완의 4·3 진상규명을 제대로 마무리짓겠다”고 말했다.
장진영 국민의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명쾌하게 밝혀지지 않은 제주 4·3항쟁의 진상규명과 정부의 사과 그리고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더 늦기 전에 유가족들의 한을 풀고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임기 동안 단 한 번도 4·3행사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이날 추념식에 참석했다. 황 권한대행은 “북한의 무모한 도발책동이 계속되는 가운데 최근 일련의 사태로 확대된 사회적 갈등과 분열 양상이 심각하다”며 “위기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은 국민적 화합과 통합으로 우리의 국가 역량을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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