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위키포켓', 두께 3㎜…수첩만큼 가벼운 블루투스 키보드

입력 2017-04-03 19:17   수정 2017-04-04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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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으뜸중기제품

크기·무게 세계 최소…가격도 경쟁사 절반 수준
모바일 문자 입력 까다로운 일본서 두달간 1만5000개 팔려



[ 이우상 기자 ] 두께 6㎜에 무게 87g. 손바닥만 한 크기에 수첩만큼 가볍다. 반으로 접혀있던 것을 펼치면 두께가 3㎜로 줄어든다. 국내 벤처기업 우린이 내놓은 휴대용 블루투스 키보드 ‘위키포켓’이다. 서재홍 우린 대표는 “세계에서 가장 작고 가벼운 블루투스 키보드”라며 “경쟁사 제품 대비 크기와 무게가 절반에 불과한 데 가격도 절반 수준이어서 출시 후 반응이 뜨겁다”며 웃었다.

◆문자 입력 까다로운 日서 인기

위키포켓은 이름처럼 주머니에 쏙 집어넣을 수 있는 휴대용 제품이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와 연동하면 언제 어디서든 노트북컴퓨터를 쓰듯 문서를 작성할 수 있다. 올해 초부터 일본과 미국에 수출했다.

진가를 먼저 알아본 곳은 일본이었다. 1월부터 지난달까지 2개월 동안 1만5000개 이상 팔렸다. 서 대표는 “스마트폰 화면 속 가상키보드로도 입력이 어렵지 않은 한글이나 알파벳과 달리 일본어는 입력이 까다로워 휴대하기 쉬운 위키포켓이 인기를 끈 것 같다”며 “올해 중 일본에서 13만대 판매를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미국에서도 같은 기간 5000대가량 팔려 수출로 두 달 사이 총 3억6000만원 매출을 올렸다.

◆핵심부품 국산화로 가격경쟁력

위키포켓에도 단점이 있다. 너무 얇아 ‘키를 누른다’는 감각이 사용자에게 전해지지 않는다. 직접 사용해 보았더니 ‘안녕하세요’를 입력할 때 오자가 2~3개씩 생겼다. 서 대표는 “처음 사용할 때는 오타가 생기지만 2~3시간만 써보면 쉽게 적응할 수 있다”며 “스마트폰이 처음 나온 당시만 해도 화면 속 가상키보드가 낯설었지만 지금은 익숙하지 않나”고 말했다. 눌렀을 때 키가 입력되도록 하는 최소 압력을 30g부터 90g까지 설정을 통해 자신에 맞게 바꿀 수 있다.

위키포켓의 권장가격은 5만9400원이다. 8만~10만원대인 경쟁제품 대비 작고 가벼우면서도 가격 경쟁력이 우수하다. 서 대표는 “인쇄배선기판과 압전소자를 자체 개발한 것이 가격 경쟁력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위키포켓이 접히고 펴지는 사이 공간에 들어가는 인쇄배선기판(PCB)을 개발하는 데 14억원을 투자했다. 5만 번 이상 접었다 폈다를 반복해도 끊어지지 않도록 내구성을 최우선으로 했다. 손가락으로 키를 눌렀을 때의 압력으로 전기신호가 발생토록 하는 압전소자는 수입품 대비 절반 이하 가격으로 만들었다.

◆‘입력장치 명가’ 노린다

우린은 서 대표가 2013년에 설립했다. 휴대용 블루투스 키보드를 필두로 다양한 입력장치를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서 대표는 “1970년대에나 지금에나 키보드는 사라지지도 그 형태가 변하지도 않았다”며 “알파고 같은 우수한 인공지능이 개발된다 해도 입력장치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 보고 이 분야에 도전장을 던졌다”고 말했다. 우린은 자체 개발한 PCB의 부드러운 물성을 활용한 가상현실(VR) 기기용 장갑을 개발 중이다. VR을 통해 보는 영상 속 사물을 만지거나 조작명령을 내리는 데 쓸 수 있다.

서 대표는 “이마트를 비롯해 전자랜드, 롯데마트 등과 위키포켓의 국내 유통채널을 늘리기 위해 협의 중”이라며 “수출 국가도 함께 늘려 올해 매출 44억원을 달성하고 내년에는 기업공개(IPO)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이달의 으뜸중기 제품’은 이메일(art@hankyung.com)로 신청받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신문 홈페이지(event.hankyung.com)를 참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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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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