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 디자인전
대형 올레드 설치작품도 전시…"프리미엄 브랜드 도약"
구본준·조성진·오장수 등 LG그룹 수뇌부 총출동
[ 김현석 기자 ]
LG가 디자인의 도시 밀라노에서 ‘디자인 LG’를 선언한다. 지난해 성공을 거둔 LG전자의 프리미엄 브랜드 LG 시그니처 출시 이후 나타난 도전적 변화다.
구본준 (주)LG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오장수 LG하우시스 사장 등 그룹 수뇌부가 총출동해 현지 출사표를 던진다.
◆요시오카의 연출
4일 세계 최대 디자인전시회인 ‘밀라노 디자인 위크 2017’이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개막한다. LG는 밀라노 한복판의 슈퍼스튜디오 PIU에 독립관을 꾸몄다. 1961년 시작된 이 행사는 명품 가구뿐만 아니라 패션 자동차 정보기술(IT) 등 디자인 관련 글로벌 기업 2000여개가 참가한다. 최신 디자인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어 세계에서 30만명의 디자이너가 몰려든다.
LG 독립관에선 세계적 디자이너 요시오카 도쿠진이 ‘미래의 감각’을 주제로 종잇장 같은 LG전자의 올레드 사이니지, 가로 16m×세로 5m 크기의 올레드 조명모듈, LG하우시스의 인조대리석으로 몽환적 공간을 연출했다. LG가 열어갈 미래를 엿볼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도 밀라노 디자인 위크의 일부로 열리는 세계 최대 조명전시회 ‘유로루체 2017’에 참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활용한 다양한 조명 작품을 선보인다.
LG가 그룹 차원에서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 참가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프리미엄 없이 살 수 없다”
전자업계에서 디자인으로 앞서나간 곳은 삼성이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2005년 4월 밀라노에 삼성전자 최고경영진을 소집했다. 며칠간 전시장을 샅샅이 둘러본 이 회장은 “삼성 제품의 디자인 경쟁력은 아직 1.5류”라며 이른바 ‘밀라노 선언’을 했다. “제품이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는 시간은 평균 0.6초인데 이 짧은 순간에 고객을 붙잡지 못하면 승리할 수 없다”며 ‘제2 디자인혁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디자이너 1000여명을 확충해 디자인센터를 설립한 데 이어 2011년부터는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독립관을 운영하고 있다.
LG는 출발이 늦었다. LG하우시스만 밀라노 가구박람회에 참가해 왔을 뿐이다. 구본무 회장이 2011년 “매력적인 디자인이 담긴 제품은 소비자에게 편리함을 넘어 즐거움과 아름다움, 감동을 선사한다”며 “시장 패러다임을 바꾸는 혁신적인 디자인을 선보여야 한다”고 주문한 뒤 확 달라지기 시작했다.
2014년 LG전자는 사내에 디자인위원회를 꾸려 프리미엄 브랜드인 LG 시그니처 구상에 들어갔다. 지난해 초 출시된 LG 시그니처 주요 제품은 레드닷, IDEA, iF 등 세계적인 디자인상을 휩쓸면서 LG전자의 브랜드 가치를 한 차원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프리미엄 이미지는 LG전자 전 제품으로 확산되며 가전사업은 지난해 사상 최고 영업이익을 냈다. 올 1월 세계 최대 전자쇼 CES에서 선보인 4㎜ 두께의 종잇장 같은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W는 그 정점에 선 제품이다. 3일 레드닷 어워드에서 최고상을 받았다. 또 올레드 TV와 그램 PC, 미니빔 TV, V20 등 18개 제품이 레드닷 어워드 본상을 수상했다.
LG 관계자는 “LG 시그니처를 통해 브랜드 가치도 높였지만 프리미엄이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도 깨달았다”며 “디자인 역량을 높여 LG만의 차별화된 디자인을 소비자에게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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