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후보 문재인이 걸어온 길, 독재와 싸운 '실향민의 아들'…대세 후보로

입력 2017-04-03 22:13  

유신 반대시위하다 수감·제적
강제징집 당해 특전사 복무

인권 변호사로 '노무현의 동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후 정치인의 길 들어서
지난 대선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석패



[ 전예진 기자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6·25전쟁 중이던 1953년 1월24일 경남 거제에서 2남3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함경도 흥남 출신으로 전쟁 때 월남해 경남 거제에 정착했다. 부친의 장사 실패 후 모친의 연탄 배달을 도우며 생계를 꾸렸을 정도로 집안 형편이 넉넉지 못했다. 문 후보는 2011년 펴낸 저서 《운명》에서 “가능하면 혼자서 해결하는 것, 힘들게 보여도 일단 혼자 힘으로 해결하려고 부딪혀 보는 것, 이런 자세가 자립심과 독립심을 키우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가난이 내게 준 선물이다”라고 썼다.

경희대 법대 재학 때 유신반대 운동에 뛰어들었다. 1975년 4월 인혁당 관계자들이 사형을 당한 다음날 대규모 학내 시위를 주도해 서대문구치소에 수감됐고 이를 계기로 구속과 제적, 강제징집을 당했다. 특전사령부 제1공수 특전여단에 입대해 1978년 31개월의 군생활을 마쳤다.

제대 후 시위 경력으로 복학의 길은 막혀 있었고 취업도 여의치 않았다. 그 와중에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아픔을 겪었다. 문 후보는 고시 공부를 하게 된 배경에 대해 “뒤늦게나마 한 번이라도 잘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아들로서의 결심”이었다고 했다. 49재를 마친 다음날 전남 해남 대흥사에 들어가 고시공부에 몰입했고 이듬해인 1979년 1차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학내 시위와 공부를 병행하던 문 후보는 계엄령 위반으로 군사재판에 회부됐고 1980년 경찰서 유치장에서 2차 시험 합격 통지서를 받았다.

문 후보는 사법연수원 시절 7년 연애한 김정숙 여사와 결혼해 가정을 이뤘다. 사법연수원 동기는 고(故) 조영래 변호사, 박원순 서울시장, 박시환 대법관, 송두환 헌법재판관, 이귀남 법무부 장관, 박병대 대법관 등이다. 사법연수원을 차석으로 졸업했지만 시위 전력 때문에 판사에 임용되지 못하자 부산으로 내려와 변호사로 활동했다. 여기서 노무현 변호사를 만나 합동법률사무소를 차리고 인권 변호사의 길을 걸었다. 그 인연으로 2002년 당시 대통령 후보인 노 전 대통령의 부산선대위 본부장 직을 맡으며 정계에 입문했다.

노 전 대통령 당선 후 문 후보는 민정수석·시민사회수석·비서실장을 맡으며 대표적인 ‘친노(친노무현) 인사’로 자리매김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후에는 재단법인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직을 지낸 뒤 2012년 제19대 총선에서 부산 사상구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문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하지 않았다면 정치인의 길로 들어서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정치를 시작한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문 후보는 2015년 초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로 선출됐다. 그가 10개월간 당 대표직을 맡는 동안 재·보선 패배, 안철수 전 대표의 탈당, 국민의당으로 분열 등에 따라 ‘사퇴’ 요구가 빗발쳤다. ‘친문(親文·친문재인) 패권주의’에 대한 비판도 거셌다. 당초 100석도 힘들 것이라던 4·13 총선에서 민주당이 총 123석의 제1당 자리를 꿰차면서 문 전 대표의 위기론은 대세론으로 바뀌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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