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모그로 몸살을 앓고 있는 중국이 오염원 배출이 심각한 수도권 7개 지역 수장을 소집해 '스모그와의 전쟁'을 다짐시켰다.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4일 중국 환경보호부는 최근 베이징, 톈진, 허베이성, 산시성의 7개 시·구·현 책임자들을 불러 미흡한 대기오염 관리 실적을 견책했다.
이들은 회의에서 지적받은 문제점을 시인하고 20일 내로 개선계획을 제출할 것을 약속하며 위임서에 서명했다.
당국은 4월 중 지역별 불시점검을 할 것이란 엄포를 놓기도 했다. 중국의 한 매체는 이를 두고 '스모그와의 전쟁'을 선포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중국 환경보호부는 올해 들어 1분기 기간 대기오염 수준이 극심해지고 각 지표가 악화한 7개 지역을 선정해 회의를 열었다. 류창건 환경보호부 화북환경보호감독센터 주임은 한 달여 간에 걸친 조사 및 점검 결과 이들 지역에서는 심각한 환경 규정 위반과 업무 소홀 사실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서도 톈진 베이천구는 지난달 26일 PM 2.5(지름 2.5㎛ 이하의 초미세 먼지 농도가 전년 같은 날보다 36.5%나 오르면서 톈진에서 대기오염이 가장 극심한 지역으로 꼽혔다. 허베이성 스자좡시의 자오현도 같은 날 초미세먼지 농도가 전년보다 66.7% 상승하면서 스자좡시 대기오염 지표를 악화시킨 주범이 됐다.
허베이성 선저우시에선 산업단지 건설을 감독하는 부서가 공사장 먼지 감소를 소홀히 한 책임을 추궁당했다. 나머지 베이징시 다싱구, 산시성 허진시, 허베이성 탕산시 카이핑구, 한단시 융녠구도 오염 배출이 과도하지만 대응 조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한 당국자는 지방의 환경보호 대처에 있어 고위층은 열심이지만 실무층은 소홀한 상열하랭 현상이 존재한다면서 자신들의 관할지역에서 부족한 점을 시인했다. 자오현의 한 당국자도 "대기오염이 더욱 나빠진 데 책임을 통감한다"며 "필요한 일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미세먼지를 통제 관리하는데 각 부서의 공조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자오현은 이에 따라 디젤 차량이 다닐 수 없는 도로를 건설하는 데 모두 13억 위안(약 21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 당국의 이 같은 대응법은 근본적인 도시 스모그 방지에는 역부족이어서 항상 미봉책에 그치며 전시성 행정이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 중국 수도권에서는 지난달 초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끝나자마자 악성 스모그가 극심해졌으며 칭밍제(청명절) 연휴 기간에도 스모그 황색경보가 발령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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