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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운송선사로 연 1000억~2000억원의 순이익을 냈던 유코카캐리어스가 지난해 이례적으로 대규모 손실을 냈다. 현대차그룹 운송 물량이 급감했고 유럽연합(EU) 등에서 진행하는 반독점 소송에 대비한 충당금을 쌓은 탓이다.
지난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코카캐리어스는 지난해 매출 1조6754억원, 영업손실 540억원을 기록했다. 순손실 규모도 1075억원에 달했다. 이 회사 연간 매출이 2조원을 밑돌고 영업손실, 순손실을 낸 것은 2007년 이후 9년 만이다.
스웨덴 해운사 발레니우스와 노르웨이 빌헴슨,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가 합작설립해 출범한 유코카캐리어스는 2002년 현대상선의 자동차사업부를 1조5000억원에 인수하며 출범했다. 국내에서 생산한 현대·기아차를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지로 수송하고 수입자동차를 싣고 오는 운송사업을 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해상운송 시장은 유코카캐리어스를 비롯해 세계 6개 선사가 70%가량을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유코카캐리어스도 현대차와 기아차 물량을 등에 업고 안정적 영업이익을 올렸다.
하지만 지난해 실적이 악화된 것은 우선 현대기아차 운송 일감이 줄어든 탓이 크다. 이 회사가 지난해 현대차그룹에 올린 매출 규모는 5572억원으로 전년 대비 27.9% 줄었다. 해운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수송 역량을 향상한 현대글로비스가 유코카캐리어스로 넘어가던 수송 일감을 일부 흡수했기 때문으로 해석하고 있다.
유코카캐리어스의 실적을 훼손한 다른 배경으로는 소송 패소를 대비해 쌓은 충당금이 꼽힌다. 이 회사는 소송 충담금으로 지난해 1769억원을 쌓았다. 이 충당금은 판매관리비 항목으로 분류돼 지난해 비용처리됐다. 이 회사는 "EU와 일부 국가에서 자동차 해상운송 서비스업계에 대한 공정거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며 "소송에 따른 과징금에 대비하기 위해 1752억원을 충당금으로 회계처리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자동차업체들은 EU 등지에서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유코카캐리어스와 일본 K라인 등에 제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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