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타트업에 투자…신흥국 진출 적극 돕겠다"

비벡 파삭 IFC 동아시아 회장

벤처캐피털이 투자펀드 조성 땐 출자자로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
올해가 한국 벤처투자 원년될 것


[ 김태호 기자 ] “올해부터 신흥국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한국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계획입니다.”

세계은행 산하 국제금융공사(IFC)의 비벡 파삭 동아시아 회장(사진)은 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세계은행이 개발도상국의 민간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투자기구인 IFC는 지난 60년간 2500억달러(약 278조원)를 신흥시장에 투자한 ‘글로벌 큰손’이다. 한국에는 1968년에 첫 투자를 집행한 이후 지금까지 약 8000억원을 넣었다.

파삭 회장은 “현재는 직접 투자 대신 신흥시장 공동 투자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한국 기업과 협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IFC가 국내 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지원한 금액은 2000억원 규모다.

IFC가 올해부터 한국에서 본격화할 사업은 스타트업의 신흥시장 진출 지원이다. IFC 내부에는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 부서가 별도로 마련돼 있지만 아직 한국과는 인연이 없었다.

그는 “한국 스타트업에는 해외 진출의 기회를 열어주고, 신흥시장은 이들의 도움을 받아 신산업 육성에 나설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벤처캐피털이 이를 위한 투자펀드를 조성하면 출자자로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IFC가 특히 주목하는 분야는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이다. 지난주 판교 테크노밸리에서 국내 벤처기업과 벤처캐피털, 학계 인사들을 모아 ‘4차 산업혁명과 스타트업’을 주제로 콘퍼런스를 열었다. ‘한국은 아시아의 실리콘밸리가 될 수 있는가’ 등을 주제로 한국 스타트업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다뤘다.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 자금 등 금융지원에 관한 논의도 포함됐다.

파삭 회장은 한국 스타트업이 다른 나라에 비해 ‘실패’를 두려워하는 분위기가 강하다는 점을 꼬집기도 했다. 그는 “벤처기업 특성상 실패는 성공의 밑거름이 되는 경우가 많다”며 “훌륭한 기업을 설립한 창업자들은 실패의 두려움을 뚫고 사업에 성공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국에는 좋은 기술과 아이디어를 갖춘 스타트업이 많다”며 “이들의 신흥시장 진출을 도와 현지 시장과 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태호 기자 highk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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