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된 테슬라 '114년 자존심' 포드 제쳤다

입력 2017-04-04 19:30   수정 2017-04-05 05:10

테슬라 시총 487억달러 미국 2위 자동차기업으로 우뚝

매출은 포드의 5% 수준이지만 '모델3' 출시 앞두고 성장 기대감
주가는 올들어 40% '고공행진'

판매 미미한데다 3년째 적자 "주가 고평가됐다" 거품 논란도



[ 임근호 기자 ]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설립 13년9개월 만에 시가총액 기준 미국 2위 자동차기업으로 올라섰다. 테슬라 주가는 3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 7.3% 올라 시가총액 487억달러(약 54조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시총 453억달러인 포드 자동차를 34억달러 차이로 제쳤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908년 모델 T로 자동차 대중화 시대를 연 포드의 시총이 전기차 보급에 앞장선 테슬라에 추월당한 것은 역사적 사건”이라고 보도했다.


◆올 들어 시총 격차 빠르게 줄어

작년까지만 해도 200억달러를 유지하던 포드와 테슬라 간 시가총액 차이는 올 들어 순식간에 좁혀졌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39.7% 올랐다. 3일 종가 298.52달러는 사상 최고가였다. 이 기간 시총은 143억달러 불어났다. 포드 주가는 올 들어 5.7% 떨어졌고, 시총은 29억달러 줄어들었다. 테슬라는 1위 제너럴모터스(GM·512억달러)와의 시총 차이도 25억달러로 좁혀 언제든지 1위로 올라설 수 있는 상황이다.

포드의 한 해 매출은 테슬라보다 20배 이상 많다. 테슬라는 만년 적자다. 그럼에도 양사 시가총액 순위가 뒤집힌 것은 투자자들이 114세 된 가솔린(휘발유) 자동차업계 거인보다 빠르게 성장하는 전기차업계 총아에 후한 점수를 줬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미국 자동차 평가업체 켈리블루북의 칼 브라우어 선임에디터는 뉴욕타임스에서 “투자자는 앞으로 몇 년간 엄청나게 성장할 기업을 찾고 있는데 테슬라가 바로 그런 기업”이라며 “포드나 GM이 그런 기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성장 속도 차이는 이달 발표된 판매량 실적에 그대로 나타났다. 테슬라는 올 1분기 2만5000대 이상 팔았다. 역대 최대였다. 전년 동기 대비 69% 늘었고, 애널리스트 예상치 2만4200대를 웃돌았다. 포드는 지난달 23만6250대를 팔았지만 1년 전보단 7.2% 줄었다. GM도 1.6% 늘어난 25만6224대를 파는 데 그쳤다. 미셸 크렙스 오토트레이더닷컴 이사는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지만 성장 정체에 빠진 것”이라고 했다.

◆모델3 출시가 진짜 시험대

모건스탠리는 지난 1월 테슬라 목표 주가를 242달러에서 305달러로 높였다. 현 주가 수준이 타당하다고 본 것이다. 애덤 조나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전기차 보급과 더불어 테슬라가 차량공유 서비스 사업에 진출할 가능성이 있어 잠재력이 크다”고 평가했다.

테슬라의 주가 상승이 과도하다는 의견도 있다. 데이비드 콜 오토모티브리서치 명예회장은 “테슬라 시총은 순전히 기대감에 기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성장 기대감을 제외하면 매출과 이익을 비롯해 어떤 것도 현 주가 수준을 정당화시키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테슬라 판매량은 세계에서 7만6230대에 그쳤다. GM은 약 1000만대, 포드는 약 660만대 팔았다. 작년 말 기준 주가를 주당 매출로 나눈 주가매출액비율(PSR)은 테슬라가 4.40, GM은 0.33, 포드는 0.32였다. 매출에 비해 주가가 높게 평가되고 있다는 의미다.

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결국 휘발유차는 전기차로 대체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시장에서 거래되는 테슬라 주식이 많지 않은 점도 주가를 치솟게 하는 요인이라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GM과 포드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인공지능(AI) 등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가운데 테슬라가 이들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는 내년 말 ‘모델3’ 출시를 통해 가려질 전망이다. 보급형인 모델3는 기본 가격을 3만5000달러(약 3900만원)로 대폭 낮췄다. 헨리 포드의 모델T처럼 머스크는 모델3가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열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목표한 대로 2018년까지 모델3를 50만대 생산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브라우어 에디터는 “2년 만에 생산량을 다섯 배 끌어올린 회사를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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