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형 세단 시장에서 총성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중형차급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던 현대자동차가 쏘나타 부분변경 모델 조기 투입으로 돌풍을 일으키면서 한층 더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8일 젊은 감각으로 돌아온 7세대 부분변경 모델 쏘나타 '뉴 라이즈'는 3월 중 2879대가 판매됐다. 같은 기간 계약대수가 5628대까지 몰려 현재 차량 인도까지 3주 이상 걸리는 등 중형 세단 시장에서 전통의 강호임을 입증하고 있다.
이러한 '뉴 라이즈'의 선전으로 지난 3월 한 달 동안 전체 쏘나타(LF쏘나타, 쏘나타 하이브리드 포함) 판매량은 7578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 대비 70.7% 증가한 수치로, 지난해 9월 이후 6개월 만에 아반떼(7000대)를 제치고 현대차에서 두 번째로 많이 팔린 승용 모델로 등극했다.
지난해 쏘나타와 각축을 벌였던 르노삼성자동차의 중형 세단 SM6는 3월 국내에서 4848대가 팔려나갔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28.2% 뒷걸음질쳤지만 출시된 지 1년여가 지났음에도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기아자동차 K5(3673대)와 한국GM 말리부(3616대)도 만만치 않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뒤를 바짝 쫓고 있다.
2014년 7세대 LF쏘나타가 출시된 지 3년 만에 나온 신형 쏘나타는 중형 세단 시장의 지각 변동을 예고해 왔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회사들이 부분 변경 모델에는 큰 변화를 가하지 않지만 쏘나타 뉴 라이즈는 디자인과 각종 편의 사양에서 기존 모델과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했기 때문이다.
젊은 소비자를 겨냥해 차량 앞쪽 후드 끝단을 낮추고 트렁크 끝단은 높여 앞으로 날렵하게 돌진하는 듯한 이미지를 연출하는 등 중년들이 타는 차라는 이미지에서 '오빠차'로 거듭난 점이 판매량 확대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지난해 3월 출시된 르노삼성 SM6는 각종 결함 이슈와 가격 인상 논란에도 불구하고 2017년형 모델 출시와 외장 색상 추가 등이 긍정적 결과를 이끌어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다만 SM6가 지난해 월 평균 5700대 정도가 팔렸던 것과 비교하면 중형차 시장 주도권이 다시 쏘나타로 넘어간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지난해 이들 차종의 판매 실적을 보면 현대차 쏘나타가 8만2203대로 1위였다. 이어 르노삼성 SM6가 총 5만7478대로 2위였고, 기아차 K5가 4만4637대로 3위, 작년 중반 출시된 한국지엠 말리부가 3만6658대로 4위였다.
하지만 지난해 LPG 영업용(택시) 모델을 제외하고 일반 소비자 판매만 따지면 르노삼성 SM6가 3만1834대로 1위였고, 2위는 3만364대가 판매된 한국지엠 말리부였다. 현대차 쏘나타는 2만3751대로 3위, 기아차 K5는 1만4995대로 4위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기아차의 경우 최근 중국 시장 부진으로 실적에서 차지하는 내수시장 비중이 그 어느때 보다 커져 쏘나타와 K5 판매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면서 "판매 비중이 큰 국내 중형차 시장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변관열 한경닷컴 기자 b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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