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형주 기자 ] 산업통상자원부는 야당발(發) 정부조직개편 ‘소용돌이’의 한복판에 선 대표적 부처로 꼽힌다. 정치권에선 산업혁신부와 기후에너지부로의 분리, 통상조직 독립 등 여러 개편안이 거론되고 있다. 조직과 예산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관료들로서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이슈다.
주형환 산업부 장관(사진)은 이런 관가의 반응에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그는 최근 간부들에게 “바깥에서 나오는 조직개편 논의에 신경 쓰지 말고 지금 맡은 일이나 잘하라”고 질책했다. “일만 잘하면 조직은 따로 애쓰지 않아도 저절로 지켜질 것”이란 말도 덧붙였다. 정권교체기마다 부침을 겪었던 통상라인에 대해선 “지금 대미·대중 통상현안을 잘 챙기면 충분히 지킬 수 있으니 끝까지 긴장을 놓지 말라”고 당부했다. ‘말’보다는 ‘행동’으로 존재감을 드러내야 한다는 취지다.
과거 산업부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실세 차관’ 주도로 조직 방어 논리를 개발해 적극적으로 정치권 설득작업에 나섰다. 하지만 이번엔 장관의 이 같은 ‘불호령’ 때문인지 그런 움직임이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는 평이다.
주 장관 스스로도 본인이 내뱉은 말을 완벽하게 실천하고 있다. 예전과 다름없이 해외출장과 각종 국내 일정 등을 소화하는 ‘강행군’을 계속하고 있다. 대선(5월9일)을 앞두고 부처님오신날과 어린이날 등으로 ‘황금연휴’가 된 5월 첫째주조차 “내 일정 비우지 말고 다 채워놓으라”고 부하들을 다그쳤다는 전언이다.
주 장관의 행보에 대해 “정권교체기에 동요하지 않고 일에 매진하는 건 좋지만 다소 과한 것 같다”고 보는 시선도 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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