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테슬라 상장' 첫 기업은 카페24

입력 2017-04-05 19:02   수정 2017-04-06 10:25

미래에셋대우 등 증권사 3곳과
IPO 계약…하반기 상장 예정

작년 매출 1018억에 21억 손실
쇼핑몰 솔루션 업계 1위



[ 박종서 기자 ] 온라인쇼핑몰 홈페이지 구축과 마케팅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업체인 카페24가 ‘한국형 테슬라 요건’을 적용받아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첫 기업이 될 전망이다.

올해부터 도입된 ‘테슬라 상장’은 적자 상태지만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이 상장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미국의 고급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이런 식으로 상장해 증시에서 각광받고 있는 데서 이름을 따왔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카페24(옛 심플렉스인터넷)는 코스닥시장에 상장하기 위해 최근 미래에셋대우 유안타 한화투자증권 등 3개 증권사와 기업공개(IPO) 주관 계약을 맺었다. 이르면 올 하반기에 상장한다는 게 이 회사의 목표다.

카페24는 지난해 1018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2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당기순손실은 13억원이었다. 지난해만 해도 이런 실적의 회사는 코스닥 상장이 힘들었다. 적자 기업이 IPO를 할 수 있는 기술평가특례상장 대상에 포함되지도 않는다. 기술력이 없어도 장래가 유망한 기업을 상장하도록 돕는 테슬라 상장과 달리 기술평가특례는 기술력이 입증돼야 한다. 웹호스팅은 고급 기술을 필요로 하는 분야가 아니다. 업계에선 국내에서만 2000여개의 웹호스팅 업체가 영업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한다.

하지만 쇼핑몰 솔루션 업계 1위인 카페24는 적자에도 불구하고 빠른 성장세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카페24의 서비스를 받는 온라인 쇼핑몰은 105만곳에 이른다. 2014년 703억원이었던 매출이 연평균 22% 이상 늘어 지난해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섰다. 카페24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해 발생한 거래액 규모는 지난해 5조3000억원에 달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 상장’을 주관하는 증권사들은 3개월간 풋백옵션(투자자들로부터 되사줘야 하는 조항)을 제공해야 하는 위험 부담에 불구하고 카페24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테슬라 상장’ 주관 증권사는 공모 이후 3개월간 주가가 일정 수준 밑으로 떨어지면 청약자들의 손해를 물어줘야 한다.

카페24 관계자는 “상장으로 마련하는 자금은 기술개발에 투자해 IT 인프라와 솔루션 경쟁력을 높이고 글로벌 서비스 다양화를 이뤄낼 계획”이라며 “2~3년 안에 카페24를 통한 거래액을 10조원까지 늘려 글로벌 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규모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한국뿐만 아니라 홍콩 등 해외 증시 동시상장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카페24는 1999년 5월 설립됐으며 자본금은 39억원이다. 최대주주는 창업 멤버인 우창균 이사(지분율 12.12%)다. 2010KIF-프리미어투자조합(11.28%) 스카이레이크제4호0901사모투자전문회사(9.01%) 등이 주요 주주다. 당초 첫 번째 한국형 테슬라 기업으로 거론된 온라인 소셜커머스 업체 티켓몬스터는 일반상장 제도를 통해 IPO를 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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