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 들여 광교에 대형 복합단지
세계적 건축가 램 쿨하스 디자인
경기 남부 랜드마크로 조성
화학·방산 '삼성 빅딜' 뒤 사업 안착
공항면세점 응찰 등 '유통 힘주기'
[ 정인설 / 안대규 기자 ]
한화그룹이 2조원을 투자해 경기 광교에 복합 컨벤션타운(조감도)을 세운다. 이곳에는 갤러리아백화점도 들어선다. 한화갤러리아가 백화점을 새로 여는 것은 9년 만이다. 한화는 또 면세점 사업을 키우기 위해 서울 시내면세점에 이어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찰에도 참여했다. 화학 등 제조업과 금융업을 성장궤도에 안착시킨 한화그룹이 유통·서비스업을 신성장동력으로 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9년 만에 최대 백화점 점포 신설
한화는 6일 광교 컨벤션복합타운 건설에 2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수원시와 함께 광교 일대 8만1000㎡ 부지에 컨벤션센터와 47층 높이의 오피스텔, 270여 객실 규모의 호텔, 아쿠아리움 등을 한꺼번에 짓는 사업이다. 광교는 ‘경기도의 새로운 심장’이라고 불릴 정도로 뜨고 있다. 이곳에 업무와 주거, 문화, 쇼핑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랜드마크를 짓겠다는 게 한화의 구상이다.
한화는 작년 4월 이 복합타운을 건설할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날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개발 계획을 확정, 발표했다. 한화는 복합타운에서 백화점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이 마지막 점포를 낸 것은 2010년이다. 천안 센터시티점을 끝으로 점포를 내지 않았다. 고가 명품 중심의 백화점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매출을 낼 수 있는 지역이 마땅치 않았다. 광교는 이런 조건을 충족시키기에 충분하다고 한화는 판단했다. 수원과 용인, 화성이 있는 경기 남부 인구는 2019년에 부산과 맞먹는 35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광교 갤러리아백화점은 2019년 완공된다. 12층 규모에 영업면적은 축구장(7130㎡) 10개 넓이인 7만3000㎡로 기존 갤러리아백화점의 5개 점포 중 가장 큰 대전타임월드점(5만7000㎡)보다 더 크다. 갤러리아백화점 관계자는 “광교점을 혁신적으로 디자인하기 위해 유명 건축가인 램 쿨하스가 세운 OMA와 손을 잡았다”며 “광교호수공원과 백화점을 연결해 다른 곳에서 경험할 수 없는 쇼핑 환경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업 다시 강화하는 한화
한화는 지난 5일 인천공항면세점 사업에 처음 도전장을 던졌다. 오는 10월 완공되는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T2)에 입점할 면세점 본입찰에 참여했다. 업계에선 롯데와 신라, 신세계면세점 세 곳만 응찰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화는 2014년 제주국제공항에 이어 2015년 말 서울 여의도에 시내면세점 문을 연 뒤 계속 면세사업에서 적자를 내며 어려움을 겪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화는 2015년에 있었던 인천공항 면세점 예비입찰에 참여했다가 본입찰엔 불참했다. 하지만 이번에 시내면세점과 공항면세점의 시너지를 내야 한다고 보고 면세 사업을 키우기로 결정했다.
잇따른 유통업에 대한 투자 계획 발표로 한화가 다시 유통 사업 강화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는 2000년대 초반까지 대형마트와 슈퍼, 편의점 사업을 했다. 하지만 2004년 대형마트(한화마트)를 시작으로 편의점(씨스페이스)까지 차례로 매각했다. 이후 유통 사업은 그룹에서 관심 밖 업종이 됐다.
이런 분위기에 변화가 나타난 것은 2015년 김승연 회장이 “유통 등 서비스 부문도 어려운 시장환경을 딛고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도전해주길 바란다”고 말한 이후다. 업계에선 삼성그룹으로부터 방산(한화테크윈)과 화학 계열사(한화토탈)를 인수한 뒤 사업이 안정적인 성장궤도에 오르자 유통 부문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통 외에 호텔과 리조트 사업도 키우기로 했다. 한화의 유통·서비스·레저업 매출은 2015년에 3조6000억원으로 제조·건설업(29조원)과 금융업(27조원)보다 적지만 발전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특히 유통 및 서비스 관련 시설을 짓는 한화건설을 보유하고 있어 앞으로 광교 복합타운 같은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정인설/안대규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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