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전기)의 수송·분배·판매는 한국전력에서 단독으로 수행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그렇다면 경쟁이 일상이 되어버린 오늘날에도 독점이 시장에 존재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첫째, 정부가 특정 상품의 생산과 판매 권한을 특정 주체에게 부여하는 경우 독점이 발생한다. 과거 담배인삼공사가 담배에 대한 독점권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둘째, 여러 기업이 경쟁할 때보다 하나의 기업이 상품을 생산할 때 더 효율적인 경우 자연스레 독점이 나타난다. 전력산업은 초기에 전국 곳곳에 전봇대를 설치하고 전선과 케이블을 깔아야 하는 등 막대한 투자가 요구된다. 하지만 일단 생산시설을 구축해 놓으면 이후 전력 생산에 드는 비용이 점점 낮아지는 ‘규모의 경제’가 나타난다.
이러한 규모의 경제는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신규기업에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전력시장의 독점을 불러오게 된다. 셋째, 특정 주체가 특정 상품에 대한 특허나 저작권을 획득했을 때 독점이 발생한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윈도가 특허로 인한 독점의 대표적인 경우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특정 주체가 어떤 상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생산요소를 독차지하고 있을 때에도 독점이 발생한다.
센카쿠열도는 동중국해에 위치한 8개의 섬과 암초로 이루어진 열도로, 일본이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지만 중국, 대만과 끊임없는 영토분쟁이 일어나고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2010년 9월 중국 어선과 일본 순시선이 출동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일본은 중국 어선의 선장을 체포하여 사법처리 수순을 밟고자 하였다. 여기에 대응하여 중국 정부는 희토류 카드를 꺼내 들었다. 희토류의 대일본 수출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희토류(稀土類, Rare earth resources)는 원자번호 57~71의 원소 15개에 스칸듐(SC)과 이트륨(Y)을 포함하는 17개의 원소를 의미한다. 이들 원소는 광물 속에서 무리지어 존재하는데, 희토류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대체할 만한 물질이 마땅치 않을 만큼 희소한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그에 반해 쓰임새는 에너지, 자동차, IT, 전자산업 등으로 다양하며, 특히 열을 안정적으로 전달하는 성질을 띠고 있어 자동차나 휴대폰 같은 첨단제품 생산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물질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전 세계 희토류 생산의 90% 이상을 중국이 점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상 세계 희토류시장은 중국의 독점권 하에 놓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중국 정부의 발표 이후 일본은 체포했던 중국 선장을 석방하며 외교전에서 굴욕을 맛보았다.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길 정도로 영토분쟁에서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일본이 맞나 싶을 정도의 전격적인 결정이었다. 희토류 수입이 중단될 경우 일본 경제가 받을 타격을 염려한 것이 결정의 배경이었음에 틀림없다. 희토류를 둘러싼 중국의 외교적·경제적 압력은 생산요소의 독점이 얼마나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 체크 포인트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를 시장에 제공하는 공급자가 오직 하나만 존재하는 경우를 ‘독점’이라고 해요. 독점은 기업이 경쟁할 때보다 하나의 기업이 상품을 생산할 때 더 효율적인 경우에 나타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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