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미국 업체 2조엔대 써내
[ 노경목 기자 ] SK하이닉스가 일본 도시바 반도체 지분 인수전에서 ‘쇼트리스트(적격 예비후보군)’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7일 SK하이닉스가 대만 훙하이그룹, 미국 사모펀드 실버레이크와 반도체 회사 브로드컴 컨소시엄과 함께 적격 예비후보군에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10개 안팎에 이르던 도시바 인수 후보군이 크게 줄었다.
일본 언론은 훙하이와 실버레이크-브로드컴이 각각 2조엔(약 25조원)가량을 입찰 금액으로 써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그러나 일본 정부가 반도체 기술의 전략적 가치 때문에 SK하이닉스나 훙하이의 도시바 인수를 반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의 요청으로 일본 기업들이 2차 입찰에 뛰어들 가능성도 남아 있다. 일본 회사는 지금까지 도시바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았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위탁생산기업)업체인 대만 TSMC는 도시바 인수를 포기했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TSMC는 자신들이 도시바 인수 후보로 미국 기업에 비해 매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파운드리를 주력으로 하는 TSMC가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 진출하는 것에도 확신이 없었다”고 전했다.
도시바는 반도체 사업 인수 업체를 올여름까지 결정해 내년 3월까지 거래를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도시바는 미국 원자력발전 사업에서 막대한 손실을 입자 알짜 사업인 반도체 사업 부문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당초 지분 19.9%를 팔려고 했지만 경영권이 없어 인수 매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자 가격만 맞으면 최대 100%를 팔겠다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지분 100% 인수 가격은 2조엔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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